'골드뱅킹' 매력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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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뱅킹' 매력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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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비싼 금값…올해부턴 배당소득세도 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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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은행의 대표 금 투자 상품인 '골드뱅킹'은 매력을 잃은 모습이다.

이미 금값이 많이 오른 만큼 금 자체에 대한 투자 전망이 밝지 않다. 올해부터는 골드뱅킹 수익에도 세금이 부과된다. 환헤지가 안 돼 금값이 오르더라도 다른 금 파생상품 대비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 달러약세에 금값 '훨훨'…간편한 금 투자 '골드뱅킹' 눈길

새해 첫 주의 마지막 거래일인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70센트 오른 1322.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작년 9월15일 이후 최고가다.

작년에만 14% 오른 금값은 새해 첫 주까지 11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1984년 말 이후 최장기간 상승 기록을 경신했다.

이 같은 금값 상승을 이끈 건 달러 약세다.

유로, 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작년에만 10% 하락했다. 올해도 비슷한 움직임이다. 미국 통화정책이 급변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바탕으로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금값은 오르는 게 보통이다. 금은 달러와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며 달러의 단기 대체재 격이다. 금과 같은 원자재는 주로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치가 떨어지면 자연스레 표시가격이 오르기도 한다.

달러 약세에 더해 위험자산 선호 심리까지 확산하면서 올해도 금값은 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에 대표적인 금 투자 수단인 골드뱅킹에 관심 갖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골드뱅킹은 은행 계좌를 통해 소액으로 금을 거래할 수 있는 금 파생상품이다. 음성적인 금거래에 따른 탈세를 막기 위해 2003년 정부가 은행에 금 파생상품 개발∙판매를 허가해줬다. 주요 은행들은 모두 골드뱅킹을 판매하고 있다.

골드뱅킹 고객이 통장에 원화로 돈을 입금하면 은행이 즉시 입금 금액을 달러로 환산해 그에 해당하는 양의 금을 그램 단위로 통장에 기재한다. 추후 고객은 원하는 시점에 통장에 기재된 무게만큼의 금 실물이나 이를 현금으로 환산한 금액을 찾을 수 있다.

그램당 금 가격은 4~5만원 수준이라 목돈 없이도 손쉽게 금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최대 매력이다.

◆ 금 투자 적합여부 '글쎄'…골드뱅킹보단 ETF∙골드바

다만 현재로선 금 자체에 대한 투자 전망이 밝지 않다. 금 가격이 이미 상당수준 올라 있어 투자매력이 낮다는 평가다.

김현섭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금 가격이 오르는 시기는 경제가 불안할 때"라며 "지금은 세계 경제가 완만한 성장 국면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달러가 언제까지나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확신할 수도 없기 때문에 금 투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PB는 "지금의 금값 강세는 금 자체의 가치가 커졌다든지 금 투자 선호도가 커져서라기보단 달러 약세에 따른 착시현상에 가깝다"며 "포트폴리오에 안전자산을 구성하는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금을 보유하는 건 괜찮지만 자산 증식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서는 적절치 않다"고 평가했다.

골드뱅킹만 떼놓고 봐도 세금문제와 환오픈형이라는 특성 때문에 매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는 골드뱅킹 수익에도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된다. 이전까지 골드뱅킹은 세금부담이 없다는 게 최대 장점 중 하나였다. 고객-은행 간 1대 1 계약이며 출자지분을 전제로 한 수익분배의 성격이 없다는 근거로 배당소득세 과세 대상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골드뱅킹의 경우 환헤지가 안 돼 금가격 상승분이 온전히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한계도 있다. 수익률이 원화로 환산한 금가격에 연동됐기 때문에 현금화 시점에 금값이 올랐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했다면 수익률이 낮아진다.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금 가격 상승기에 수익을 내고 싶다면 환헤지가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채권(ETN)이 낫다고 추천한다. 안전한 실물자산을 장기적으로 보유하려는 투자자라면 골드바를 매입하는 게 적합하다.

서은주 신한PWM일산센터 PB팀장은 "현재로서 금 자체에 대한 투자의견이 중립이고 특히 골드뱅킹의 경우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투자가치가 다소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며 "골드뱅킹에 비해 금 관련 ETF∙ETN이 움직임이 더 활발하고 실시간 수익률을 체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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