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경영 진두지휘 '보폭 키우는' 이재용-정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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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경영 진두지휘 '보폭 키우는' 이재용-정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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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1,2위 기업의 오너 3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최근 그룹의 주요 정책결정이나 대외행사 등에서 보폭을 한껏 키우고 있다.

이들의 행보는 두 그룹이 최근 글로벌 기업으로서 표방하는 '공격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동시에 그룹 내 2인자 위치를 확고히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그룹 인사에서 승진한 이재용 부사장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 후 오히려 활동영역이 더 넓어졌다. 이 회장의 중요 행사에 이 부사장이 동석함으로써 그룹 내 위상과 비중을 대내외에 추인받고 있는 것이다.

이 부사장은 이 회장이 공식 경영복귀를 선언한 후 첫 대외행사로 지난달 6일 한남동의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에서 열린 일본의 차기 게이단렌(經團聯) 회장 내정자 요네쿠라 히로마사(米倉弘昌) 스미토모화학 회장 등 일본 기업인들과의 만찬에 참석했다.

또 지난 10일 저녁에는 이건희 회장의 공식 경영복귀 이후 첫 '작품'격으로, 5대 신수종사업의 장기 투자계획을 결정한 신사업 사장단 회의에 사장급 이상이 아닌 사람으로는 유일하게 참석,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논의해 주목을 받았다.

이 부사장은 단순히 오너의 아들임을 떠나서 공식적으로 세계 최대 전자업체 삼성전자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다는 점이 그 비중을 더하고 있다.

이에 걸맞게 이 부사장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멀티미디어 가전쇼 CES 2010에서 최지성 사장과 함께 현장을 진두지휘했을 뿐 아니라, 이 자리에서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 등 전자.정보기술(IT) 업계의 국제적 거물들과도 직접 접촉했다.

이어 2월에는 LCD 생산라인 허가 문제가 걸려 있는 중국을 찾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윤종용 상임고문, 최지성 사장과 함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부주석을 면담하는 등 회사의 핵심 현안들을 직접 챙기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12일부터 이틀간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서 열리는 해외법인장 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했다.

지난해 8월 부회장 승진과 함께 현대차로 옮긴 정 부회장은 지난 2월에는 현대차 등기이사로 선임돼 부회장 직위와 권한에 걸맞게 경영에 책임을 지게 됐으며, 이번 법인장 회의 주재로 해외사업을 총지휘하는 위치에 섰음을 입증했다.

현대차는 매년 7월과 12월에 전체 해외법인장 회의에 앞서 5.10월 주요 권역별 해외법인장 회의를 여는데 전체 법인장 회의는 정몽구 회장이 주재하고 주요 권역별 회의는 지난해까지 글로벌영업본부장인 양승석 사장이 주재했었다.

정 부회장은 앞서 지난달 베이징모터쇼에서 중국 판매 전략을 직접 발표했으며, 부산모터쇼에도 직접 나와 지역 영업 현황을 듣고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제40회 세계경제포럼(일명 다보스포럼)에, 3월에는 제네바모터쇼에 참석해 국제무대에 얼굴을 알렸다.

정 부회장의 부상은 실제로 그가 기아차 사장으로서 보여준 '디자인 경영'의 성과물이기도 하다.

기아차는 '디자인 경영'을 표방한 이후 K7, K5, 스포티지R 등 경쟁력 있는 신차들을 잇따라 출시하며 지난해 25%였던 국내 시장 점유율이 31.3%로 치솟았다.

정 부회장의 적극적인 행보는 머지않아 그가 그룹 경영을 총괄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사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최근 활동은 국내 재계 1.2위 그룹에 향후 불게 될 세대교체 바람의 풍향과 세기를 관측할 수 있는 중요한 재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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