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업부터 사회공헌까지…은행들의 노는 점포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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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업부터 사회공헌까지…은행들의 노는 점포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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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영업점 증축∙개발해 임대사업 추진…IBK기업은행 지점은 어린이집 변신
▲ KB국민은행 노원지점
▲ KB국민은행 노원지점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은행들이 비대면 금융거래 활성화로 천덕꾸러기가 된 영업점을 임대업이나 사회공헌 등에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임대업을 위해 보유 영업점을 증축∙개발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은 영업점건물을 리모델링해 일부를 임대했다. IBK기업은행은 유휴 지점을 중소기업 공공 어린이집 설치공간으로 내줬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임대사업을 하기 위해 서울 노원∙경기 부평 지점을 2020년 완공 목표로 증축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서울 이태원지점과 부산 광복동지점∙덕청동지점을 임대형토지신탁 방식으로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각 지점 신탁업자 선정을 마무리한 상태다. 해당 지점들은 내달까지 영업하고 폐점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7층짜리 명동지점의 리모델링을 끝내고 52년간 1층을 지켜온 영업점을 2층으로 옮겼다. 이 건물은 신한은행을 비롯해 계열사들이 대부분을 사용해왔다. 신한은행은 영업점을 이전하고 남은 1층 공간과 2층 일부를 임대해 수익을 내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가산디지털단지에 보유한 2층짜리 영업점 건물을 10층으로 증축하고 있다. 증축이 완료되면 1개 층만 영업점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임대를 내줄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6년 동부이촌동지점에 커피숍 폴바셋을 입점시켜 금융권 최초의 혼합 점포를 만들기도 했다. ∙

KEB하나은행은 옛 하나은행∙외환은행 소유 지점과 건물을 순차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다. 전국 21개 점포를 지역 특색이 깃든 문화공간으로 재단장하는 작업이다. 이 외에도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를 테마로 점포를 단장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올 상반기 중 인천 남동공단지점 3층에 공단 내 14개 중소기업 직원 자녀를 위한 공동 어린이집을 개원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 근로복지공단과 '중소기업 공동직장어린이집 설치 협약'을 맺었다. 기업은행이 어린이집 설치 공간을 무상 제공하고 근로복지공단이 설치∙운영비를 지원한다.

은행들이 노는 점포를 활용할 수 있게 된 건 영업점 운영 관련 규제가 완화되면서다.

지난 2016년 은행법 개정으로 은행들은 점포 규모를 자율로 운영하며 남는 공간을 자유롭게 임대할 수 있게 됐다. 폐쇄된 점포도 처분 전까지 임대 가능해졌다. 이전엔 은행 보유 영업점 건물의 경우 '사용면적의 9배 이내'만 임대할 수 있었으며 폐쇄 점포는 처분 전 임대가 불가능했다.

은행들이 남는 지점 활용을 모색하는 이유는 비대면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오프라인 영업점이 천덕꾸러기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최근 5년간 불필요한 점포들을 꾸준히 정리해왔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은행 영업점은 2012년말 7835개로 고점을 기록하고는 점점 감소해 작년 3분기 말 7033개로 줄었다. 약 5년 만에 영업점 802곳이 문을 닫은 것이다.

이렇게 폐점한 점포는 매각하는 게 원칙이지만 인근 상권 침체와 비싼 몸값 등으로 매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유휴 점포를 팔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게 대안으로 떠올랐다.

영업점 방문객 수 자체가 줄어든 만큼 꼭 필요한 영업점이라도 그 운영 규모를 최소화해 잔여 공간을 수익원으로 활용하는 게 추세로 굳어진 상황이다.

지점 축소 기조가 이어지는 한 은행 지점 활용방식은 점점 다각화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내에서 리모델링하거나 신∙증축해 수익원으로 활용할만한 점포가 있는지 보고 꾸준히 발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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