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주식 수수료 공짜 경쟁 '극한'…중소형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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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주식 수수료 공짜 경쟁 '극한'…중소형사는?
  • 우선미 기자 wihtsm@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09월 11일 0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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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평생 무료 이벤트로 경쟁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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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대형 증권사 중심의 주식거래 수수료 경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3년, 5년, 8년 수수료 무료도 모자라 이젠 '평생' 무료 이벤트까지 등장했다.

이미 수수료 수익이 바닥인 중소형사들은 평생 무료 수수료 이벤트가 확대될 지 초긴장 상태다.

◆ NH증권 '평생 무료' 내걸자 미래에셋·삼성·신한도 '확대'

주식 수수료 공짜 경쟁이 대형사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모양새다. 과거 수수료 출혈 경쟁 논란을 낳았던 3년은 이제 명함도 못 내민다.

NH투자증권을 시작으로 미래에셋, 삼성증권을 비롯한 대형 증권사가 잇달아 주식거래 수수료 확대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의 모바일증권 나무가 업계 처음으로 국내 주식거래 시 수수료를 평생 받지 않는 '나무 국내주식 평생 무료 이벤트'를 지난달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개설한 첫 신규고객이다. 이벤트 기간 이내에 개설한 계좌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한시적 이벤트다. 기한을 정하지 않고 평생 무료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 케이스는 모바일증권 나무가 처음이다.

이번 결정에는 비대면 주식거래채널 시장의 선점이라는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HTS, MTS 등 새로운 거래채널이 등장할 때마다 한 발 늦게 대응하며 쓴잔을 마셨던 NH투자증권이 이번엔 먼저 승부수를 던진 것.

NH투자증권이 치고 나가자 미래에셋대우도 다음달 말까지 비대면 계좌를 새로 개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2025년까지 무료로 국내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금융투자(2030년 12월)와 한국투자증권(2022년 9월), 삼성증권(2020년 12월), 대신증권(2020년 12월)에서 모바일로 주식을 거래하는 고객도 똑같은 혜택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대면채널인 HTS, MTS에서 비대면채널로 온라인 거래방식이 달라지며 투자자들도 새로운 채널로 옮겨가고 있다"며 "과도기에 고객을 빨리 유치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대부분 모바일거래 투자자가 거래수수료를 내고 매매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다른 대형사들도 장기간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시행 중이며 투자자들은 무료기간이 끝나면 다른 증권사로 갈아 탄다"고 말했다.

◆ 중소형 증권사 "이미 수수료 수익 바닥인데…기존 고객 우대"

대형사들의 잇단 파격 이벤트에 잔뜩 긴장하고 있는 곳은 중소형 증권사들이다. 이들은 대형사들의 출혈 경쟁에 중소형사들이 고사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의 수수료는 이미 업계 하위권 수준이다.

500만원 거래할 경우, 오프라인 거래 수수료는 키움증권이 1만5000원으로 가장 싸다. 부국증권, 골든브릿지증권, 신영증권, BNK투자증권 등도 2만2000원대로 다른 증권사 대비 저렴한 편이다.

온라인으로 거래하면 수수료는 4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진다. 최대 50분의 1까지 낮아지기도 한다. KTB투자증권의 경우 500만원 거래할 때 오프라인 거래수수료는 2만4950원이지만 HTS와 모바일앱에서는 500원에 불과하다.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가격 경쟁은 지점과 인력이 부족한 중소형사들이 고객을 모으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하는 것인데 초대형IB가 평생 무료를 내세워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평생 무료 이벤트를 따라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밥그릇이 다양하지 않은 이들에게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이 되기 때문이다.

다른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평생 무료 이벤트가 확대되는 추세임에도 마땅히 대응할 방법이 없다"며 "고객의 발길을 잡기 위한 다른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털어놨다.

일부 증권사는 출혈 경쟁에서 비켜서서 나름의 활로를 모색 중이다. 신영증권은 수수료 무료·할인 이벤트보다는 장기간 거래한 기존 고객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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