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괴롭히는 구치소 생활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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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괴롭히는 구치소 생활 살펴보니…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9월 01일 0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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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의 늦었슈] 한정된 의·식·주, 심리적 '압박'…정신무장에는 '보탬'

'늦었슈'는 '늦었다'와 '이슈'를 결합한 합성어입니다. 이른바 '한물간' 소식들 중 여전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물론 최신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의견도 제시합니다. 놓치고 지나간 '그것'들을 꼼꼼히 점검해 나갈 예정입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료사진)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고된 훈련에 따른 군생활 고충은 사실 미약합니다. 쌓여있던 감정을 분출하는, 스트레스 해소 출구로 오히려 적합한 정도인데요.

일종의 '군대 체험' TV 예능프로그램이 예비역들의 적지 않은 지탄을 받았던 것과 무관치 않습니다. 눈으로 보이지 않는 정말 힘든 '그것'이 실종된 데 대한 비아냥입니다.

숨막히는 군 생활은 사람과 시간이 절대적인 자리를 차지합니다. '적군보다 무서운 어리바리한 아군'과의 동침은 좀처럼 흐르지 않는 국방부 시계의 초침을 보다 더디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이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고 항소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장기간 구치소 생활과 다른 듯 닮아있습니다.

이 부회장은 현재 결코 익숙해질 수 없는 몇몇 사안에 맞닥뜨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법무부 소속 경비교도대에서 군 복무를 마친 기자의 경험에 비춰보면 추론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점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무더위와의 싸움입니다.

사방(舍房)에 뚫려 있는 창문은 '활짝'이란 표현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탈옥의 우려가 빚어낸 좁은 틈에 불과합니다. 심지어 외부가 아닌 내부로 향해 있는 만큼 공기순환 그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사방에서는 미지근한 마룻바닥에 끈끈한 몸을 붙인 채 땀을 훔쳐내는 것 외에 더위를 피할 방법은 달리 없습니다. 정해진 샤워시간이 있긴 하지만 찰나에 불과합니다.

최근 불기 시작한 서늘한 바람이 구치소 곳곳에 쌓여있던 열기를 씻어내고 있는 게 이 부회장에게는 위안입니다.

다만 머지 않아 구치소는 한기(寒氣)와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됩니다. 기계가 내뿜는 묵직한 온풍과 두툼한 겨울옷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엉성한 품질의 수의(囚衣)는 제 아무리 껴입어도 추위를 막기에 역부족입니다.

먹는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반찬 가짓수나 형편 없는 맛이 불만의 핵심은 아닙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 같은 양념을 사용한 비슷한 향의 '지난번 그 식사'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상황은 고문에 가깝습니다.

가까운 구내식당을 두고 굳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 점심시간 직장인 상당수가 공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끔 이제 막 구운 육질 좋은 고기도 먹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라 이 같은 추론은 더더욱 힘을 받습니다.

사방(四方)이 막힌 사방은 실시간으로 고독을 토해냅니다. 생체리듬을 둔화시킨다는 의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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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이 정신적 외로움과 신체적 무기력에 빠질 공산이 큽니다. 특히나 좁은 공간은 활동량의 제약으로 최상의 생체 리듬을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장애가 됩니다.

너른 실내나 운동장 등에서 진행되는 규칙적인 집단 운동시간이 있기는 합니다. 다만 이 부회장이 그들과 쉬이 섞였을지, 간단히 응했을지 각각 의문입니다.

반면, 이 부회장이 이를 통해 정신적으로 강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이 부회장이 뜻하지 않은 오랜 시간들을 홀로 보내고 있다. 지난 날을 되짚어보기 위한 충분한 시간들이다.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생기지 않았을까. 성품이나 판단능력 등이 보다 단단해지는 강인한 경영인으로 새롭게 태어나지 않을까 싶다."

재계 한 관계자의  말입니다.

삼성과 특검의 항소심은 조만간 가열찬 법리공방을 펼칠 예정입니다.

이 부회장의 애타는 속을 달래줄 결과가 나올지, 단순 희망사항으로 그치게 될 지 이른 가을바람을 탄 재계의 관심은 그렇게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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