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철 남광토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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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철 남광토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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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광, 오멜료르!!" 앙골라등 해외사업 신바람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사장이 된 평사원. 샐러리맨들의 ''.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단골 소재가 아니다. 이동철 남광토건 대표이사 사장 얘기다. 그래서인지 이 사장은 사내직원 들을 대함에 있어 조심스럽고 매사 겸손하다. 대 선배로서 모범을 보여야 하는 탓이다.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특유의 환한 웃음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지 오래다. 건설업계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재계의 우려에도 그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걸음걸음에 보다 더 힘을 줄 뿐이다.  

 

그래서인지 남광토건에 대한 외부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2008년 대비 개선된 지난해 매출액을 비롯 해외사업을 중심으로 한 수주잔고는 이를 방증하는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호시우보'(虎視牛步, 호랑이의 눈으로 살피되 황소의 발걸음으로 신중하고 끊임없이 길을 간다)를 마음에 자주 새긴다는 이동철 사장.

 

향후 경영 전략 및 시장 전망과 더불어 업계에서 전설로 회자되고 있는 '앙골라 신화' 등을 그에게서 직접 들어봤다. (이하 인터뷰 전문)

 

"해외사업의 성과가 현실화 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

 

Q: 건설시장 불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산업계 전반에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건설분야에만 30여년간 몸담고 계신 '베테랑' 이신데요, 향후 국내 건설시장전망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 저보다 더 경험이 많은 분들도 쉽게 전망을 하시지 못하는데 제가 감히 말씀드리자면, 올해 국내 건설시장은 그리 낙관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전반적인 경기가 살아나야 하고, 건설사는 유동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해야만 살아 남을 수 있는 냉혹한 현실입니다. 보다 창의적인 발상을 통한 새로운 사업 진행, 해외 시장에서의 적응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기가 되리라고 봅니다.

 

Q : 남광토건의 최근 경영 현황과 올해 경영 목표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 어려운 국내외 경기 상황 속에서도 남광토건은 2009년 내실경영을 꾀했습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17%가량 증가한 7822억원, 영업이익은 349억원을 달성했습니다. 3월 현재 수주 잔고가 3조원에 달할 뿐더러 아프리카 앙골라의 지분법 이익으로 1200만 달러를 배당 받기도 했습니다. 해외사업의 성과가 현실화 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올해의 경우 수주 1 5000억원에 총매출 9500억원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아프리카 앙골라, UAE 아부다비, 베트남 등 이미 진출해 있는 해외사업을 토대로 몽골,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등 다른 국가까지 진출해 '세계로, 미래로, 도약하는 남광'을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Q: 구체적인 사업 전략을 듣고 싶습니다.

 

== 국내 사업에서는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턴키' (설계-시공 일괄입찰)를 비롯 대안 입찰 공사의 수주를 확대해 토목 사업 부문에서 수익성을 제고할 것입니다. 국내 건축 사업 부문에선 주택 시장 전망이 매우 낙관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전년 수준에서 수도권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대신 공공 건축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해외 사업과 관련해서는 이미 현지에서 인정받은 앙골라, UAE, 베트남 등 기진출한 국가에서의 추가수주와 주변 국가로의 진출에 노력할 것입니다. 앙골라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상생의 파트너십을 통한 사업 진행과 신뢰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기간의 수익 창출 보다는 신뢰를 통한 해외사업 진행에 더욱 노력할 예정입니다.





Q: 해외사업장에서 좋은 소식이 계속 들려 오는데요, 특히 앙골라에서의 남광토건 활약이 업계의 이목을 모으고 있습니다.

 

== 남광토건은 앙골라 현지법인 NIEC를 통해 약11억 달러 이상의 공사를 수주, 진행(2009 12월말 기준)하고 있습니다. 2009년 말 현재 매출 3 3000만 달러에 달합니다.

 

특히 Soyo지역의 Soyo LNG Tanks 공사, Soyo LNG Site Civil Work 등을 공사 중입니다. 토목, 기계설치, 기타 공사까지 전체 공사를 일괄로 맡아 실행할 수 있는 남광토건의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석유가스 플랜트, 발전 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플랜트 사업 수주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울러 고속도로 건설, 에너지 플랜트 등에서의 수주에도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앙골라 언론 "남광, 오멜료르!"

 

Q: 앙골라 프로젝트를 두고 업계에서는 '8개월만의 신화'라고 부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많은 일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그 중 몇 가지만 소개해 주신다면요.

 

== 남광토건과 앙골라와의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남광토건은 그해 6 '공간건축'으로부터 앙골라에 '컨벤션센터' 건립 참여 요청을 받았습니다. '공간건축'은 발주처인 앙골라 소낭골(Sonangol-국영석유회사)로 부터 의뢰 받아 설계를 완료하고 시공사를 찾고 있었는데, 앙골라 현지 대형공사를 도맡아 하는 포르투갈계 건설업체를 비롯 브라질, 남아공 업체들이 모두 고개를 가로 저었습니다.

 

해외공사 경험이 많은 한국 건설업체들도 선뜻 나서지 못했습니다. 이듬해인 2006 4 '아프리카 석유성장관회의' 개최 시점에 맞춰 8개월 만에 컨벤션센터를 완공해야 하는 프로젝트였기 때문이었습니다. 10부지에 연면적 약15500 m²규모로 회의실, 미팅 룸으로 구성된 컨벤션센터, 귀빈숙소 20, 파워플랜트 및 부대시설 등의 공사는 통상 15~20개월이 걸리는 공사입니다. 시간의 압박이 크다는 얘기 입니다.

 

하지만 남광토건은 앙골라 컨벤션센터 공사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실패할 경우 막대한 금전적인 손실은 물론이고, 국내외에서 회사의 명예가 실추되는 위험부담이 큰 공사였습니다. 우선 민첩하게 프로젝트에 대해 분석을 했습니다. 공사기간을 역산해 시공 계획표를 작성하고, 각 부서별로 검토함과 동시에 협력업체와의 심층 회의도 진행했습니다.

 

결국 이 과정에서 저를 비롯한 전임직원이 해외 사업의 비전과 의지를 확고히 했고, 공사 성공의 핵심인 원활한 자재 조달에 위해 협력업체와 사전 조율을 꾀했습니다. 이렇게 2005 8월 앙골라 컨벤션센터 공사에 들어간 남광토건은 공기 단축을 위해 전 공정에 걸쳐 국내 15개 협력업체의 유기적인 협력 속에 공사를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공사에 필요한 기반시설은 물론 기초 자재조달, 인력수급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공사의 가장 기본이 되는 레미콘과 심지어 못 하나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남광토건은 오랜 해외사업 경험을 되살려 말레이시아에서 긴급 수배해 자재를 조달했고, 통관절차를 단축하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통관소에 가서 컨테이너 박스를 찾아 분류하기까지 했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 작업을 거친 뒤 500여명의 한국인 기능공을 공수, 작업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망치, 페인트, 에스컬레이터 등 모든 기자재도 한국에서 가져왔습니다.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와 모래 바람을 견디며 인력을 3개조로 나눠 24시간 쉬지 않고 작업을 계속 했습니다.

 

밤낮없는 강행군을 거듭하면서 앙골라 컨벤션센터는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최고급 음향시설, 건물 자동화시스템, 주차시스템 등 최신식을 고집했습니다.

 

"세계 어떤 현장에서도 일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 돼야"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회의 개막을 이틀 앞둔 2006 4 21일 준공식을 거행했고, '아프리카 석유성장관회의'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앙골라의 회의 주최 기관은 크게 감동했습니다. 8개월 만에 공기를 맞춘 것도 그렇거니와, 유럽에서나 볼 수 있는 멋진 건축물이 완성됐기 때문이었습니다.

 

'남광, 오멜료르!(남광 최고다)'의 표현으로 현지 언론들은 대한민국의 남광토건이 불가능을 뛰어넘었다며 연일 대서특필했습니다. 앙골라 최초의 컨벤션센터는 단순한 건축물의 의미를 넘어 앙골라 국민들에게 "우리도 마침내 세계적인 컨벤션센터를 갖게 됐다"는 자존심을 세워 주었습니다. 이제는 탈라토나 컨벤션센터(CCTA)로 이름 지어진 이곳은 루안다 시민들이 구경을 올 정도로 명소가 됐습니다. 이후 남광토건에는 앙골라 정부 각 부처는 물론, 군부, 대학에서도 사업 제안이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Q: 남광토건의 '베트남 활약'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2008년 수주한 베트남의 하노이-하이퐁 고속도로 10공구 건설 공사 수주는 베트남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으로 수행됩니다. 총공사 금액 중 15%정도인 196억여원을 선수금으로 받아 유동성 확보 및 해외사업 리스크에 대비했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베트남 고속도로, 전철 등의 사업 수주가 기대됩니다.

 

Q: 언론과의 인터뷰는 오랜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동철 사장님 만의 경영철학을 들려주신 다면요.

 

== 올해가 60년만의 돌아오는 백호의 해 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라, 경영자의 자리에서 '호랑이의 눈으로 살피되 황소의 발걸음으로 신중하고 끊임없이 길을 간다'는 뜻의 호시우보(虎視牛步)를 마음에 자주 새깁니다. 이는 63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 남광토건, 특히 토목인들과도 잘 부합되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Q: 건설 분야 CEO를 꿈꾸고 있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요.

 

== 시장 여건이나 전략상 국내 건설사의 해외 진출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토목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은 세계 어떤 현장에서도 일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가 돼야 합니다. 그 나라의 문화를 받아 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 빠른 적응력, 외국어 구사 능력 등은 필수요건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국내 현장뿐만 아니라 반드시 해외 현장을 경험해본 건설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이동철 사장은 1982년 남광토건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2003년 토목사업본부장 상무, 2004년 대표이사상무, 2005년 토목사업본부장 대표이사부사장 등 사내 요직을 두루 거쳤으며 2005 12월부터 남광토건 대표이사 사장직을 맡고 있다.

 

대담 - 김경한 컨슈머타임스 발행인 justin-747@hanmail.net

정리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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