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동창 퍼시스 회장님, 허리는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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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창 퍼시스 회장님, 허리는 안녕하십니까?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6월 29일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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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의 늦었슈] 일룸 '모션베드' 허리건강 '글쎄'…'똑똑한 소비' 절실

'늦었슈'는 '늦었다'와 '이슈'를 결합한 합성어입니다. 이른바 '한물간' 소식들 중 여전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물론 최신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의견도 제시합니다. 놓치고 지나간 '그것'들을 꼼꼼히 점검해 나갈 예정입니다.

▲ 손동창 퍼시스그룹 회장. 자료사진
▲ 손동창 퍼시스그룹 회장. 자료사진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직장인들의 허리건강과 목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합니다.

앉은 상태에서의 장시간 업무가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OECD 회원국에 비해 347시간 높은 수치입니다.

디스크(추간판탈출증)로 대표되는 허리와 목 각종 질환 유발 충분조건이란 의미입니다.

운동을 통해 예방과 회복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척추를 지지해주는 기립근과 엉덩이 근육 강화가 정설로 통합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사무용 가구가 있습니다. 서서 일할 수 있도록 고안된 '스탠딩 책상' 입니다. 독서대와 같은 변형된 제품들도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유럽과 미국 실리콘밸리 등지에서는 이미 보편화 된 지 오래라고 합니다. 우리나라가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선 자세는 앉은 자세에 비해 척추에 무리가 덜 준다고 합니다. 골반과 기립근을 단력하는 효과도 있어 일부 대기업들 사이에 전면적 도입 움직임이 일고 있기도 합니다.

밤 시간에는 허리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는데요. 자신의 허리상태에 맞는 침대를 잘 고르는 게 첫번째로 꼽힙니다.

일과 중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푸는 자가치료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합니다.

이와 역행(?)하는 것처럼 보이는 제품이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어 눈길을 끄는데요. 퍼시스그룹(회장 손동창)의 생활가구 전문 브랜드 일룸이 출시한 '모션베드'가 그 주인공입니다.

누워있는 상반신 각도를 비롯해 다리높이 조절이 버튼 하나로 가능합니다. 수동으로 조절되는 환자용 침대와 쓰임새 면에서 다르지 않습니다.

대표 제품의 경우 지난해 말 대비 최근 7배 가량 판매량이 폭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tvN드라마 '도깨비' 주인공인 배우 공유를 광고에 기용한 시너지 효과가 상당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국내 침대시장은 연간 1조2000억원 규모입니다. 모션베드 시장은 300억원 전후에 머물러 있습니다. 자주 교체하지 못하는 가구 특성으로 인핸 성장성이 더디다는 분석도 가능한데요.

문제는 제품 자체의 고유 상품성에 의문부호가 켜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 제품을 쓰면 허리가 튼튼해 진다"거나 "허리가 안 좋은 분들에게 좋다"는 등 기존 침대와의 차별성을 찾기 어렵습니다.

광고를 통해 그나마 활용법을 찾을 수 있는데요. 주인공이 침대에 비스듬히 누워 노트북을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누운 자세로 편하게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 같습니다. 다만 '거북목 증후군'을 유발하는 불편한 자세여서 실소를 자아냅니다.

"모션베드는 퍼시스그룹의 병원환경 시스템 전문 브랜드 '퍼시스케어'에서 개발한 전동 침대의 설계와 기술력에 기반해 가정용 침대로 개발된 제품이다. 등판을 15도 올린 자세는 자는 동안 호흡을 편안하게 해주어 숙면에 도움을 준다."

퍼시스 측의 설명입니다.

환자에게 최적화된 침대가 정상인에게 적합한지 의문입니다. 특히 편안해지는 호흡만큼 허리도 편안해 진다는 단서를 찾기 어려워 아쉬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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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인 한샘(회장 최양하)도 '전동침대'라는 상품을 출시한 상태인데요. 시장 전부를 내줄 수 없다는 의지만 일부 보일 뿐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지는 않아 대조를 이룹니다.

짬뽕라면 유행에 발맞춰 기존 주력 상품은 유지한 채 '견제 제품' 제조에 돌입한 상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거죠.

중소 브랜드들로 확대하면 보다 더 선명해 집니다. 엇비슷한 성능에 가격만 천차만별인 상품들이 즐비할 뿐입니다.

전문 침대업체들은 한심하다는 눈치입니다.

"자는 시간은 온전히 숙면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질 좋은 수면이야말로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명약이다. 무엇보다 허리를 지지해주는 쿠션(스프링)이 중요하다."

침대업계 관계자의 주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움직임이 있는 모션베드는 안락함과 편안함을 구현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잠시 지나가는 유행일 뿐이다. 향후 (모션베드) 개발 계획은 전혀 없다."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야 그렇다 치더라도 덮어놓고 유행을 좇는 소비패턴은 지양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현명한 소비에 허리건강 여부가 달려 있다면 더더욱 그렇겠죠.

모션베드를 사용하고 있는 한 소비자의 의견을 덧붙입니다. 판단은 각자의 몫입니다.

"남편은 침대에 누워 늦게까지 책을 본다. 나는 조금 더 일찍 자는 편인데 (남편 쪽) 침대 높이가 달라 신경 쓰인다. 먼저 잠든 날도 뒤늦게 잠들려는 남편의 모션베드 작동 소리에 잠을 설친다. 거실에 나가 잠을 자야 하나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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