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꼬인'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상태바
'스텝 꼬인'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
  • 김재훈 선임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6월 09일 08시 12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재훈의 늦었슈] 협력업체 '갑질' 의혹 수면 위…文 정부 '본보기'(?)

'늦었슈'는 '늦었다'와 '이슈'를 결합한 합성어입니다. 이른바 '한물간' 소식들 중 여전히 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사안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물론 최신 이슈에 대한 날카로운 의견도 제시합니다. 놓치고 지나간 '그것'들을 꼼꼼히 점검해 나갈 예정입니다.

▲ 성주그룹 오너이자 대한적십자사 총재인 김성주 회장. (자료사진)
▲ 성주그룹 오너이자 대한적십자사 총재인 김성주 회장. (자료사진)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선임기자] 새 정부가 들어섰다고 기업인들이 떨 이유는 없습니다. 기업의 존재 이유인 이윤창출을 적법한 범위 내에서 실현해왔다면 그걸로 그만입니다. 누구도 딴지를 걸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얘기는 180도 달라집니다. 미심쩍은 흔적을 곳곳에 남긴 기업인들의 경우 밤잠을 이루기 어려워지는데요.

특히 새 정부가 들어선 직후라면 불안감은 배가됩니다. 일종의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성주그룹 오너이자 대한적십자사 총재인 김성주 회장의 최근 상황과 닮아 있어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소위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최종 부도처리 된 에스제이와이코리아, 원진콜렉션 등 성주디앤디 전 하청업체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해당 기업들은 지난 3월 MCM 생산업체 성주디앤디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단가 후려치기와 반품 떠넘기기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따른 금전적 손실이 빈번했다는 주장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대기업 행보와 정면으로 어긋나는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대기업의 갑질이나 불공정한 거래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면 해소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 첫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된 김상조 한성대 교수의 단언이 대표적입니다.

성주그룹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는데요.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 회장의 신경을 자극하는 이슈는 이 뿐만이 아닌데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대표적 기업인이란 점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최순실 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비밀모임 '팔선녀' 멤버라는 의심을 받았던 이유이기도 하죠.

김 회장은 2012년 10월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정치권과 인연을 맺는데요.

박 전 대통령 당선 이후 2년 만에 기업인 출신으로는 최초로 대한적십자사 제28대 총재직을 맡게 됩니다. 그만큼 입김이 강력했다는 방증입니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총재직을 내려놔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오는 10월 7일로 종료되는 임기와 무관하게 결정을 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총재직 임명 당시 '낙하산' 논란을 빚었던 '과거'가 중심에 있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대통령이 명예총재를 맡고 있습니다. 운영을 결정하는 중앙위원회에는 국무위원이 9명이나 포함돼 있습니다. 사실상 준공공기관이라는 의미입니다.

대통령 측근들이 대거 포진된 이 같은 환경이 있었기에 '보은인사' 꼬리표를 여전히 떼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더구나 실패한 이전 정부의 작품이란 점은 김 회장 입장에서 상당한 심리적 압박 요인일 수 밖에 없습니다.

"김성주 회장을 (대한적십자사 총재에서) 밀어낼 정치적 명분이 쌓여가고 있는 것 같다. 기업 경영에서 잡음이 나오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성주그룹이 존폐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김 회장) 스스로 판단을 잘 해야 한다."

정·재계에 두루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경영하던 회사의 위기에 정치적 압박이라는 '이중고'가 김 회장을 짓누르고 있다고 보면 틀림 없을 것 같습니다.

잘 나가던 김 회장의 꼬인 스텝이 보다 더 꼬이고 있는 느낌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