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많은' 이랜드리테일, 상장 늦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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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많은' 이랜드리테일, 상장 늦춘 이유는?
  • 오경선 기자 seon@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4월 10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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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개선 등 저평가 해소 후 제 값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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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오경선 기자] 이랜드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진행하던 이랜드리테일의 상장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프리IPO를 통한 외부 자금 조달로 단기채무를 해결하고, 임금체불 등으로 문제가 된 이랜드파크를 분리한 후 상장을 다시 진행할 계획이다.

쉽게 말하자면 단점들은 보완해 이랜드리테일 '본연의 값'을 받겠다는 얘기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2017년 1분기 기준 순차입금이 3조2000억원, 부채비율은 240%에 달한다. 당초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로 자금을 조달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었지만 이랜드파크가 발목을 잡았다.

이랜드파크는 '애슐리', '자연별곡' 등 외식사업부와 호텔, 레저사업 등 종합관광휴양업을 영위하는 자회사로, 최근 임금 체불 논란이 일만큼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 실제로 이랜드리테일의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742억6600만원인데 반해, 이랜드파크 등 자회사를 제외한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1302억1800만원에 달한다.

◆ 내년 이맘때쯤 상장…"제 값 받겠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12월 28일 예비상장심사를 청구하고 이달 심사 승인을 목표로 상장작업을 진행해왔다. 애초 패스트트랙으로 승인이 빨리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심사 청구 과정에서 발생한 자회사의 차손상환으로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하며 승인이 미뤄졌다.

이에 이랜드그룹은 프리IPO와 이랜드파크 분할 등을 진행하고, 오는 12월 상장예비심사를 재청구할 계획이다. 내년 1분기 승인이 나면 5, 6월쯤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규진 이랜드그룹 CFO는 "이랜드리테일이 저평가 상황이라 생각한다. 이랜드파크를 떼어내고 리테일의 본질가치를 높여 IPO하면 이랜드월드가 수익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며 "이랜드리테일의 자회사로 이랜드파크가 있으면 재무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월드 자회사로 옮겨가면 재무 융통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랜드그룹 부채 200% 목표…향후 지주사 전환

이랜드리테일 상장으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했던 이랜드그룹의 계획은 잠시 늦춰지게 됐다. 그룹 측은 프리IPO를 비롯해 부동산매각, 비수익브랜드 매각 등을 통해 올해 1분기 기준 3조2000억원인 차입금을 올해 말 2조7000억원(부채비율 200%)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다.

이익이 나고 있지만 주력 사업으로 하기에는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저효율브랜드에 대한 매각도 진행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주관사 선정 등 실사 중에 있다. 비수익브랜드 매각은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순수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현재 이랜드월드는 지배구조상 최상위로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패션사업부 등을 같이 영위하는 사업그룹이다. 올해 말까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내년 중 이랜드월드를 지주회사로하고, 패션사업부는 독립 법인으로 분할할 계획이다.

김보걸 이랜드그룹 자금본부장 이사는 "이랜드월드 밑에 다른 회사들을 가깝게 붙이는 구조로 개선할 것"이라며 "이랜드리테일은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중국 아동사업부를 홍콩시장에 상장할 계획도 구상 중이다.

이규진 CFO는 "이랜드리테일 이외에 다른 회사 상장 관련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그룹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한 시장가치평가로 순수 지주회사 말고는 기회가 있다면 다른 사업부 IPO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프리IPO로 재무안정성↑...시장 반응은 '과연'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리테일 지분 50% 이상을 매각해 총 6000억원 규모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큐리어스파트너스와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한다. 주관사는 동부증권이다. 이 자금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보통주 전환과 이랜드파크 지분 양수도 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파크 지분 양도로 유입된 2000억원 중 1000억원을 필요자산인수에 지출하고, 1000억원은 유동성으로 확보하게 된다.

다만 이번 프리IPO로 이랜드월드의 유동성 확충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리테일 지분(3000억원)과 자산(1000억원) 양도대금을 프리IPO 투자참여(2000억원)와 이랜드파크 등 지분 양수(2000억원)에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이번 프리IPO는 그룹의 지주사인 이랜드월드에 유동성 확충 효과가 없는 점을 감안할 때 기존 IPO 계획과 비교해 재무안정성 개선효과가 불확실하다"며 "이랜드리테일은 유동성, 재무지표, 현금흐름이 개선될 수 있으며, 외부투자자의 재무적 통제로 인해 계열사에 대한 지원은 제약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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