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총수일가, 첫 재판서 '경영비리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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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총수일가, 첫 재판서 '경영비리 혐의' 부인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3월 20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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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정책본부가 구체적 결정" vs. 신동빈 "부친이 급여 등 결정"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경영 비리' 혐의로 재판을 받는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20일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에 대한 첫 정식 재판을 열었다.

신 총괄회장의 변호인은 재판에서 "신 총괄회장이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일군 분신같은 롯데에 피해를 가할 뜻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영화관 매점 운영권이나 보수 지급 문제, 보유 주식 매각 등 구체적인 업무는 정책지원본부가 입안해서 시행했다"며 "신 총괄회장이 구체적인 내용에 관여한 바 없고, 총괄회장 지위에서 한 일은 정책본부에 잘 검토해서 시행하라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령인 신 총괄회장이 구체적인 것까지 관여하는 건 그룹 경영상으로도 불가능하다"며 "법리적으로나 사실관계로나 공소사실은 부당한 만큼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부연했다.

아들인 신동빈 회장 측은 영화관 매점 임대 관련 혐의나 총수 일가에 대한 '공짜 급여' 혐의는 부친인 신 총괄회장이 결정권을 쥐고 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의 변호인은 "자식된 도리로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법정에서 사실대로 말하는게 좋을 것 같다"며 "신 총괄회장이 영화관 매점 문제 관련해 수도권 매점은 서유미(사실혼 관계)씨에게, 지방 매점은 딸인 신영자 이사장에게 나눠주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 회장은 아버지로부터 매점 운영권과 관련해 상의받은 적도 없다"며 "공소사실엔 신 회장이 적극 지지하고 따랐다고 돼 있지만 아무 한 일이 없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총수 일가에 500억원대 '공짜 급여'를 줬다는 혐의도 부인했다.

그는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을 비롯해 가족들의 급여를 직접 결정했다"며 "채정병(전 롯데카드 대표)씨가 가족들 급여안을 만들어오면 신 총괄회장이 각각 옆에 지급할 금액을 손수 펜으로 수정해줬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급여마저 채정병 전 대표를 통해 통보 받았다는 게 변호인의 주장이다.

신 회장 측은 부실화한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다른 계열사를 동원하는 등 471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부인했다.

변호인은 "롯데그룹이 피에스넷을 인수한 건 실제로 인터넷 은행 사업 자체를 추진하려 한 것"이라며 "검찰은 롯데기공을 끼워넣었다고 하지만, 롯데기공에 실제 ATM기를 자체 제작하라고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도 "일본 롯데 회장으로서 한국과 일본 그룹의 경영 전반에 관여한 만큼 보수 지급은 당연하고 적법하다"며 공짜 급여 혐의 등을 부인했다.

이어 "공소제기 배경이나 수사 과정에서 경영권 분쟁이 어떤 형태로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분쟁의 여파로 (검찰이) 양비론에 빠져 신격호 총괄회장이나 신 전 부회장에게 경영 문제를 문제삼는 게 아닌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미경씨 측도 "영화관 매점 임대 문제에 관여한 바 없고 어떤 불법적인 수익을 달라고 한 것도 전혀 아니다. 배임의 고의 자체가 없었다"고 항변했다.

신영자 이사장 측도 "영화관 매점 문제는 시작부터 종료때까지 신 총괄회장의 의사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피고인들의 혐의 인정 여부를 확인한 재판부는 사건을 공소사실 별로 분리해 심리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우선 신 회장의 롯데피에스넷 관련 배임 혐의를 심리하기로 하고 오는 27일 장영환 전 피에스넷 대표를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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