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헛돈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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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헛돈 쓰고 있다
  • 문성희 기자 outofhere@nate.com
  • 기사출고 2017년 03월 13일 0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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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현대차②] 투자 40% 늘리고, 이익 오히려 38% 감소...돈 관리 '엉망'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500만대를 팔았다. 하지만 이익은 크게 줄었다. 이익감소는 작년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5년 내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업계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5년전 부터 정몽구 회장이 밀어 붙이고 있는 800만대 생산체계 구축의 부작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정부 출범이후 미국시장의 어려움까지 예고돼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현대차의 최근 영업 현황과 부진 원인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① 현대차 이익률 5년새 반토막...어디까지 하락하나?
② 현대차 헛돈 쓰고 있다
③ 북미 매출 31조원 현대차, 트럼프 위기 어떻게 해결할까
④ 정몽구 현대차 회장, 진언하는 충신이 없다

[컨슈머타임스 문성희 기자] 현대자동차가 헛돈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2012년부터 돈을 쏟아 부어 생산 시설을 확대했지만 시장점유율은 제자리다. 이익은 오히려 크게 줄었다.

현대차는 2012년 생산규모 800만대를 선언하고 세계 곳곳에 생산공장과 판매법인을 설립하기 시작했다.

생산시설 및 투자주식은 2012년 35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50조1000억원으로 14조7000억원(41.4%) 증가했다. 기아차까지 합치면 이 기간 23조원의 신규투자가 이뤄졌다. 현재 진행중인 투자와 예정돼있는 투자까지 합치면 30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기대했던 시장점유율은 2012년 8.5%에서 지난 5년 간 한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매출은 84조5000억원에서 93조6000억원으로 10.8%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8조4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38% 줄었다.

현대차는 막대한 돈을 투자해 글로벌 수준의 생산체제를 완성했다고 큰소리치지만 막상 안으로는 이익이 작아져 투자효과가 거꾸로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 '글로벌 톱5' 국내 맏형, 동생들 보다 돈 관리 못해

현대차의 총자산이익률(ROA)은 작년 말 기준 2.9%다. 경쟁사인 포드의 ROA는 4.5%, 도요타는 6.0%, BMW는 18.3%다. ROA는 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는가를 알아보는 지표다. 현대차가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해 자산을 비효율적으로 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르노삼성 ROA가 15.6%, 한국GM은 13.6%로 현대차보다 훨씬 높았다.

'글로벌 톱5'를 지키고 있는 국내 자동차업계'맏형' 현대차가 '동생들'보다 돈 관리를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차의 ROA는 2011년 7.3%까지 증가했지만 시설투자를 시작한 2012년부터 계속 하락해 작년 말 2.9%까지 떨어졌다"며 "이익이 적은 곳에 돈을 쓰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미회수 영업자산 증가...차입금도 늘어

현대차의 자산효율이 떨어진 또 다른 이유는 미회수 영업자산인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은 돈을 들여 제품을 생산했는데 팔리지 않거나, 팔고도 돈을 못받은 자산이다. 이런 자산이 늘면 결국 현금부족으로 차입금이 늘어 재무부담이 커진다.

재고자산, 매출채권, 지정금융자산 등 현대차의 미회수 영업자산은 작년 말 기준 31조원에 달한다. 특히 매출증가세보다 이런 자산이 빠르게 증가해 현대차의 자산운용에 문제가 있다는 게 재무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대차의 재고자산은 작년 말 10조5000억원으로 2012년 대비 55.4% 늘었다. 매출채권은 20조3000억원으로 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10.8%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돈을 회수하지 못한 자산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차입금도 작년 말 73조5000억원으로 2012년과 비교하면 62.4% 증가했다. 자산이 같은 기간 47%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자산 중 차입금 비중이 계속 늘고 재무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매년 8조원 내외의 이익을 내면서 최근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재무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앞으로도 지금처럼 자산구조가 계속 취약해진다면 차입금 증가와 이에 따른 재무부실 문제가 주요 이슈로 대두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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