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익률 5년새 반토막...어디까지 하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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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이익률 5년새 반토막...어디까지 하락하나
  • 문성희 기자 outofhere@nate.com
  • 기사출고 2017년 03월 10일 0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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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현대차①]과잉투자, 라인업 구성 실패 등 구조적 문제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500만대를 팔았다. 하지만 이익은 크게 줄었다.  이익감소는 작년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5년 내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업계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5년전 부터 정몽구 회장이 밀어 붙이고 있는 800만대 생산체계 구축의 부작용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정부 출범이후 미국시장의 어려움까지 예고돼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현대차의 최근 영업 현황과 부진 원인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글싣는 순서>
① 현대차 이익률 5년새 반토막...어디까지 하락하나?
② 현대차 헛돈 쓰고 있다
③ 북미 매출 31조원 현대차, 트럼프 위기 어떻게 해결할까
④ 정몽구 현대차 회장, 진언하는 충신이 없다

[컨슈머타임스 문성희 기자] 현대자동차의 이익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영업이익은 2012년 8조4406억원에서 지난해 5조1935억원으로 38.5% 나 줄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일시적 부진이 아니라 과잉 투자나  라인업 구성 실패 등 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매출 올랐지만 이익은 반토막

현대차의 최근 5년 영업실적을 보면 매출은 오르면서 영업이익은 하락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매출이 증가하면 더 남아야 하는데 반대로 영업이익이 2012년 10.0%에서 지난해 5.5%로 반토막났다. 자동차 한 대 팔아서 남는 마진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얘기다.

이런 패턴은 일반적으로 과잉투자 상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투자를 많이 해 생산은 늘었지만 판매가 따라가지 못해 각종 프로모션이나 마케팅을 강화하다 보니 비용이 증가한 것.

현대차는 이같은 결과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공통된 추세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도요타, 포드, BMW 같은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의 영업실적은 이익이 늘거나 최소한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경쟁업체인 르노삼성과  한국지엠도 마찬가지다.

도요타는 2012년 대규모 리콜로 3560억엔까지 영업이익이 급락했지만 2013년 1조3210억엔으로 회복한 뒤 2016년 2조8540억엔을 기록해 5년 간 7배 증가했다.

포드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배 뛰었고, BMW도 16% 상승했다.

르노삼성의 경우도 2012년 1721억원 적자에서 2013년 445억원 흑자로 전환한 후 2015년 3262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SM6와 QM6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현대차 사업보고서

● 무리한 생산증대...결국 소화불량

현대차의 이익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는 건 지난 5년간 생산량을 너무 많이 늘렸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현대차 그룹은 지난 5년 간 생산능력을 573만대에서 878만대로 53.2% 증대시켰다. 하지만 매출은 10.8%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국내 경제연구소 A 연구원은 "현대차는 생산량을 갑자기 늘리다 보니 판매 부담이 커졌다"며 "결국 장기·저리할부 남발, 보증기간 연장, 렌터카영업 확대 등 사실상 가격할인이나 다름없는 마케팅 방법을 택한 게 패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할부영업을 포함한 금융수익이 2012년 8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12조4000억원으로 43% 늘었다. 매출이 10.8% 늘어 난 것과 비교하면 할부매출 비중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다. 이는 영업이익 잠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의 할부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지난 2년간 영업현금흐름에서 1조7295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2조105억원의 자금을 조달해야했다. 판매를 위해 낮은 할부금리를 적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현대차는 미국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데이브 주코브스키 미국판매법인 최고경영자(CEO)에게 책임을 물었다. 판매 실적도 줄었지만 수익성이 나쁜 렌터카 판매에 의존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대차의 할인율은 지난해 11월 13%까지 급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가 과다하게 생산규모를 늘린 이유는 2009년 도요타 리콜사태의 반사이익으로 판매량이 늘자 이를 기회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자는 전략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800만대 생산시스템 구축을 선언했을 당시에도 자동차 업계에서는 일시적인 상황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를 했다"며 "5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우려와 경고가 실제 영업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할부 등을 포함한 프로모션 비용 증가와 신차 개발을 위한 R&D 투자가 늘었다"며 "이익률을 높이기 위해 제네시스 등 마진이 높은 고급차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과 판매사이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방법으로 현대차의 대응이 너무 느슨하다는 감을 지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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