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 거래증거금 도입에 불편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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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증권사, 거래증거금 도입에 불편한 속내
  • 김동호 기자 news4u@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2월 23일 1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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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올 9월말까지 거래증권금 도입...증권사 1사당 평균 44억원 부담 예상
   
 

[컨슈머타임스 김동호 기자] 한국거래소가 올해 증권시장 거래증거금 제도를 도입키로 함에 따라 중소형 증권사들의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에 없던 비용이 추가되는 일인 만큼 일각에선 불만이 터져 나온다.

23일 거래소에 따르면 향후 예상되는 일평균 거래증거금 부과액은 시장 전체로는 2200억원 규모다. 개별 증권사 입장에선 1사당 대략 44억원 가량의 비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거래소는 지난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CCP 청산결제제도의 국제정합성 제고 및 결제안정성 강화를 위해 올해 3분기 말까지 증권시장 거래증거금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래소 측은 이미 거래증거금 제도 도입을 위한 증권시장 및 파생상품시장 업무규정을 지난해 말 개정했으며 지난 20일 회원사 임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실시했다.

김도연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상무는 "거래증거금은 증권사가 CCP에 예치하는 결제이행 담보금으로 회원의 결제 불이행시 체결시점부터 결제시점까지 증권포지션의 가격변동에 다른 위험손실을 대비한 것"이라며 "국내 파생상품시장과 해외 주요국 증시에서는 이미 도입해 운영 중인 제도"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일평균 거래증거금 부과액은 증권사 1사당 평균 44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며 "증권사가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는 파생상품시장 거래증거금의 1/20 수준이다.

그는 이어 "이 금액도 파생시장의 예를 볼 때 대부분 회원사가 보유한 대용증권으로 거래증거금을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현금으로 납부하더라도 거래소가 운용수익을 회원사에게 돌려주므로 조달금리와 거래소 운용수익 차이만큼만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권사들 입장에선 기존에 없던 비용이 새롭게 발생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수조원 단위의 자본금을 갖춘 대형사에겐 별다른 타격이 없겠지만 100억원 전후의 영업이익을 내는 중소형 증권사들에겐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소형 증권사인 유화증권과 한양증권의 경우 지난해 각각 63억원, 8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중형사로 볼 수 있는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132억원, KTB투자증권은 28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비용이 고정적으로 발생한다는 측면에서 중소형사에겐 확실히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증권사가 고객에게 부과하는 위탁증거금 등 자체적인 위험관리 수단이 있고 거래소 회원사의 공동기금도 있어 사실상 거래증거금의 도입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래증거금 도입에 대한 거래소의 입장은 확고하다. 김도연 상무는 "없던 제도가 새로 도입됨에 따라 자금을 마련해야하니 중소형 증권사들 중 일부에서 불만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지난 2014년 말 기본방안 수립 후 국제기준의 범위 내에서 증권사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 도출을 위해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 업계와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금융시장 인프라 국제기준(PEMI)의 주요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제도"라며 "IMF도 2013년 정기평가시 한국 증권시장에 거래증거금 부재를 지적하고, 이를 최우선 이행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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