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매매 기간 주가 급등 '신기루'…개미만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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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매매 기간 주가 급등 '신기루'…개미만 운다
  • 우선미 기자 wihtsm@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02월 23일 15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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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 폭등 프리젠 효과에…한진해운, 케이엔씨글로벌 "나도?"
   
 

[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2월 들어 상장폐지를 앞두고 정리매매 기간에 들어간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프리젠이 지난 15일 첫 테이프를 끊었고 23일 한진해운, 케이엔씨글로벌이 동시에 정리매매를 시작한다.

선행학습 효과 때문일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리매매 첫날 400%가 넘게 뛰어오른 프리젠을 보고 개미투자자들이 한진해운, 케이엔씨글로벌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끝물주' 프리젠 급등락세…개미투자자만 '첨벙'

지난 15일 정리매매에 들어간 프리젠은 정리매매 시작 당일 폭등세를 연출하며 '끝물주'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정리매매가 시작될 무렵 920원이었던 프리젠의 주가는 15일, 전날 대비 4180원(454.35%) 오른 5100원으로 마감해다. 하지만 프리젠 주가는 이틀째 극도로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16일에는 전일 대비 19.61%, 17일에는 39.27%, 20일에는 45.78% 빠지며 하락폭을 벌렸다. 정리매매 5일째인 지난 22일 프리젠은 다시 전일 대비 475원(34.55%) 오른 1850원으로 마감했다. 정리매매 종목의 경우 가격제한폭 ±30% 룰이 적용되지 않아 변동폭이 더욱 커지는 모습을 보인다.

단, 투자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30분 단위의 단일가 매매방법으로 매매체결이 진행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리젠 주가는 날개라도 단 듯 훨훨 날았다.

   
 

프리젠의 콜러코스터 장세에 뛰어든 것은 개인투자자들 뿐이다. 최근 6거래일간 투자자별 거래를 보면 개인투자자들이 압도적으로 매수량을 늘렸고, 매수량의 전량에 가깝게 단타로 매도했다.

개인투자자는 지난 15일 178억1000만원, 16일 206억6500만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어 17일 99억500만원, 20일 62억2500만원, 21일 93억2900만원, 22일 70억9100만원 규모로 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0만원, 300만원 어치를 샀을 뿐이다.

◆ 주가 부양 전력 있는 한진해운…또, 프리젠 롤모델 삼나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23일 정리매매를 시작하는 한진해운 주주들이 프리젠을 '롤모델'로 삼지 않을까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한진해운 정리매매 역시 '대박'을 낼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7일 법원의 최종 파산 선고가 내려진 한진해운이 오늘부터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한진해운은 지난 20일부터 3일간의 폐지 안내 기간을 거쳤고 이날부터 6일까지 7일간의 정리매매기간을 거쳐 다음달 7일 최종 상장폐지 된다.

한진해운이 경우 지난 2일 주식 거래정지 직전까지 일부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집하며 '폭탄 돌리기' 장세를 연출한 바 있다.

당시 한진해운의 회전율은 902.96%로 지난해 12월 27일 33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올 1월 16일 1670원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2일에는 780원으로 마감했다. 주식매매거래 정지 직전까지 개미들은 20억1604만원을 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모두 20억2667만원 어치를 매도했다.

정보에 근접해 있는 기관투자자와 외국인은 매도 타이밍을 잡아 손해를 줄이거나 이익을 남기고 있었다. 하지만 단타 투기장으로 전락한 한진해운 폭탄 돌리기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개미들이 될 전망이다.

◆ 케이엔씨글로벌 2월의 마지막 상폐사…과연?

23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한진해운과 함께 케이엔씨글로벌도 상장폐지를 위해 정리매매가 개시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정리매매 기간에 일시적으로 주가가 폭등을 해도 정리기간 후반전에는 어김 없이 폭락세를 보인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프리젠의 케이스는 투자자들에게 '정리매매 종목=고수익 종목'이라는 잘못된 등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한진해운의 경우 프리젠과 달리 상폐 이후 회사가 소멸되기 때문에 한층 불확실성이 높아 투자에 극도의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일부 주식 사이트에서 1000% 수익을 보장한다는 등 허황된 정보가 유통되고 있다"면서 "정리매매 기간 중 허위사실 유포 등 불공정 거래행위가 발생하지 않는지를 집중 감시할 방침"이라고 예고했다.

지난해에도 정리매매 기간 동안 이상 급등현상이 이어졌다. 현대페인트는 정리매매가 시작된 뒤 71% 가량 하락하는 등 5거래일째 약세를 이어오다 10% 이상 상승한 뒤 다음날 다시 하락했다.

작년 1월 상장폐지된 승화프리텍도 정리매매 이틀째 주가가 184.7% 뛰었지만 이후 하락세로 반전했다. 최종 수익률은 -83.3%였다. 지난해 5월 상폐된 제이앤유글로벌의 경우 하루만에 331.25%가 오른 바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장폐지된 종목 16개의 정리매매 기간 수익률은 평균 -85.4%에 달했다. 실제 지난해 증시에서 퇴출된 11개 종목 중 8개 종목에서 정리매매 기간 중 가격 급등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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