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동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새벽 전격 구속됐다.

이 소식에 삼성그룹은 물론 투자자들도 충격에 빠졌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 삼성생명 등 그룹주 대부분의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호텔신라와 호텔신라 우선주(이하 호텔신라우)는 강세를 보였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 삼성그룹주, 단기 충격은 ‘불가피’

다수의 증시 전문가들은 단기적 충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진단을 내놨다. 그룹 총수의 구속은 미래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와 인수합병(M&A), 신사업 추진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삼성의 경우엔 그룹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도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주요 대기업 오너의 유사 리스크 부각 당시를 살펴보면, 구속영장 청구(또는 불구속 기소)를 기점으로 핵심 계열사 및 그룹주 전체적으로 중립이하의 부정적 주가 영향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대표이사가 구속기소되거나, 법리공방이 장기화되는 경우엔 주가 파장이 생각보다 가중되는 모습이 관찰됐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구속을 결코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는 진단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의 단기 주가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총수의 구속은 미래사업 확대에 부정적이고 향후 투자 및 M&A 통한 신사업 추진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도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과 같은 그룹 내 지배구조 개선에 핵심적 위치에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1~2% 가량 빠졌다.

◆ 총수 구속은 ‘찻잔 속 태풍’...삼성전자 본연의 경쟁력에 주목

반면 이 부회장의 구속이 삼성그룹주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과거 CJ나 SK, 한화 등 다른 대기업 총수의 구속 당시를 비춰봐도 핵심 계열사의 주가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는 얘기다. 중장기적으론 오히려 주가가 강세를 보인 기업들도 많다.

김용구 연구원은 “이번 사태가 미칠 파장의 크기와 범위를 쉽사리 가늠키 어렵다”면서도 “그룹사 핵심 업황의 구조적 성장세가 나타나는 경우엔 대법원 판결과 무관하게 CEO 리스크의 주가 영향은 대체로 미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반도체 업황 호조에 힘입어 작년 4분기 9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53조원을 넘어섰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로 인한 전량 회수 조치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이익을 남긴 것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세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인한 경영공백 리스크를 너무 걱정할 필요없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오히려 단기 하락을 매수 기회로 삼아야한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김동원 연구원은 “DS(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의 큰 폭 실적개선으로 오는 2018년까지 뚜렷한 실적 가시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주가하락 폭 확대시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사주 매입 및 배당확대를 통한 주주가치 향상도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담보해 줄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현 주가는 글로벌 동종업체 대비 저평가 상태”라고 진단했다.

◆ 이재용 구속에 이부진 뜬다?...호텔신라 주가 ‘급등’

한편 이날 증시에선 삼성그룹주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호텔신라와 호텔신라 우선주(이하 호텔신라우) 주가가 급등해 눈길을 끌었다. 호텔신라는 개장 초반 8% 이상 급등했으며 호텔신라우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며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됨에 따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시장에선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이부진 사장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산됐다. 이 같은 기대감에 호텔신라우 주가는 최근 급등세를 보인 바 있다.

다만 호텔신라는 이날 장중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고 전일대비 1% 가량 상승한 4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호텔신라우는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