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자동차그룹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의 주인공으로 주목 받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어떤 방식으로든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활용안으로 기업공개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후계구도 완성 시기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의 주요 계열사 지분율은 △ 현대차 2.3% △ 기아차 1.7% △ 현대글로비스 23.3% △ 현대엔지니어링 11.7% 등이다. 실질적 지주회사인 현대차 지분율이 2% 수준이며 현대차의 1대주주인 현대모비스 지분은 보유하지 않았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 회장의 계열사 지분율은 △ 현대차 5.2%, △ 현대모비스 7.0% △ 현대글로비스 6.7% △ 현대엔지니어링 4.7% 등이다.

이처럼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미미한 탓에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가 취약한 대기업집단으로 꼽힌다. 더군다나 현재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 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요주의 대상이다.

정 부회장의 주요 계열사 지분 확보와 순환출자 해소가 현대차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인 셈이다.

시장에선 정 부회장이 의미 있는 지분율을 확보한 현대엔지니어링이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기업가치를 높인 뒤 상장하는 것이 정 부회장의 계열사 지분 취득 재원을 확보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몇 년간 급속히 성장해왔다.

공장 시공 등 현대차그룹 내 건설업무를 전담하던 시공능력평가 13위(2013년 기준) 현대엠코와 지난 2014년 합병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이후 화공플랜트 등 주력사업 외에도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를 공유하며 주택 사업에서 날로 입지를 다졌다.

합병 직전인 2013년 현대엔지니어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6236억원, 2655억원이었다. 이후 합병해인 2014년 매출액 5조2834억원, 영업이익 3788억원을 기록했으며 2015년엔 매출액 7조3485억원, 영업이익 4430억원을 냈다.

이에 일각에선 현대엔지니어링을 빨리 성장시켜 상장하기 위해 그룹차원에서 물밑 지원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경영권 승계 수혜가 확실시 되면서 장외에서 주가가 한때 100만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도 현대엔지니어링이 상대적으로 더 조명되는 이유다. 현대글로비스는 정 부회장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현대차그룹 계열사다. 전방산업인 완성차업계가 난항을 겪으면서 동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에선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경영권 승계의 유효한 도구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한다. 다만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불투명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을 경영승계에 이용하려면 상장을 해야 하는데 삼성물산 문제도 있고 복잡한 시기라 한동안은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엔지니어링 상장을 위해 그룹 측에서 물밑 지원을 했다는 설은 건설사업 시스템상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아직 상장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는 걸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