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실적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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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실적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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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간 최고 실적…가계부채 1300조 뇌관 '주의'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대출 증가로 이자 이익이 늘어난 게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가계부채 증가'라는 한국 경제의 위험성도 함께 커져 전문가들의 우려가 나온다.

◆ '역대급' 시중은행 실적…대출이익 증가가 원인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금융사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이 지난달 24일 제일 먼저 실적을 발표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1조3451억원으로 전년보다 47.9%(4354억원) 증가했다. 이는 2012년 달성한 1조504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로 외환은행 인수 이후 최대 실적이다.

주력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은 1조387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 8일에는 우리은행과 신한금융이 실적을 발표했다.

민영화에 성공한 우리은행은 지난해 1조26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19.1%(2021억원)가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12년 1조6333억원 이후 최고 기록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2조7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보다 17.2%(4076억원) 증가했다. 2011년 기록한 3조1000억원에 이어 지주 설립 후 두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주력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전년보다 30.2% 오른 1조940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신한금융의 실적을 견인했다.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2조1437억원을 시현했다. 5년만에 2조원을 돌파하며 지난해보다 26.2%(4454억원) 증가했다.

은행들의 이같은 실적에는 대출 증가가 눈에 띈다.

하나은행의 중소기업대출은 전년말 대비 6.4% 오른 4조원, 가계대출은 8.4% 증가한 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역시 전체 대출이 3.3% 올라 이자이익이 연결기준 5조원을 넘었다.

신한은행은 가계대출이 6.3%, 기업대출이 2.5% 증가했다. 이러한 대출 증가에 힘입어 이자이익 4조5041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8.1% 올랐다. 국민은행의 가계대출은 1년간 6.8%(7조8000억원), 기업대출은 5.9%(5조4000억원) 증가했다.

국내 시중은행들의 영업이익에서 이자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0%가 넘는다.

대출은 크게 증가했지만 순이자마진(NIM)은 비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해 실제 시중은행 '수익의 질'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국내 시중은행들의 이자이익은 8조6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00억원(2.1%) 증가했으나 NIM은 1.54%로 1년 전보다 오히려 0.02%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금융권 전문가는 "은행들의 호실적의 반대편에는 1300조로 불어난 가계부채가 있다"며 "우리 경제의 근본을 흔들 수 있는 뇌관이기 때문에 낙관적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우려를 표했다.

◆ 가계부채 1300조원 넘어서…"비이자이익 키워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 규모는 2011년 이후 5년이 채 안 되는 기간 50% 넘게 증가했다.

2011년 말 861조4000억원이던 가계부채는 2014년 말 1025조1000억원으로 1000조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 3분기 1295조8000억원까지 급증했다.

현재 가계부채는 1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가계 평균 가처분 소득은 2015년 3927만원에서 지난해 4022만원으로 불과 95만원 늘었다. 하지만 가계 평균 부채는 6256만원에서 6655만원으로 399만원 증가했다.

소득의 증가보다 부채의 증가량이 더 커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금융당국은 당장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를 지난해 절반 수준인 6%대로 제시했다. 시중은행의 이자 이익이 지난해만큼 증가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은행들은 포트폴리오에서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는다"며 "국내은행도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은행들은 대출 이자가 아닌 다른 새로운 먹거리로 실적 향상을 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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