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금융위도 압수수색…하나은행 지점장 특혜 승진 조사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금융위원회를 전격 압수수색 했다.
3일 오전 금융위원회를 전격 압수수색을 실시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금융위 부위원장실은 물론 자본시장국·금융정책국의 컴퓨터 내 자료를 철저히 조사했다.
특검은 삼성그룹 특혜 의혹, 최순실씨 관련 자료를 전방위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이 금융위 부위원장실을 압수수색 한 것은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현재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최순실씨를 도운 하나은행 간부의 승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이상화 하나은행 본부장은 독일법인장(지점장급)으로 근무할 당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대출 업무를 봐줬다.
이 본부장은 올해 1월, 7년간의 독일 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뒤 서초동 삼성타운지점장으로 발령받았고, 이후 한 달 만인 2월에는 임원급인 글로벌 영업2본부장으로 빠르게 승진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안종범 전 수석이 금융위에 압력을 넣었으며, 정찬우 전 부위원장이 하나금융그룹 고위 관계자에게 인사 청탁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은 금융위 부위원장실의 업무용 컴퓨터 내 자료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자본시장국 압수수색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과정에서 금융위의 특혜가 있었는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정책국 내 금융제도팀 압수수색은 중간 금융지주회사에 대한 금융위 의견을 담은 보고서 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간 금융지주회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금산복합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도록 중간에 금융지주회사를 둬 금융회사 보유를 허용해주는 제도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삼성생명, 삼성증권 등 여러 금융계열사를 거느린 삼성그룹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검은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인 금융정보분석원(FIU)에는 외환거래 자료 등을 요청했다.
최순실씨가 미얀마 공적개발원조(ODA)를 이용해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은 FIU가 보유한 외환거래, 금융거래정보 자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치 못했던 압수수색에 당황한 금융위는 특검이 어떤 목적으로 조사에 나섰는지 파악하는 데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위원장실에서 특검 압수수색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