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化' 아닌 '현지形' 택한 넷마블…글로벌서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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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化' 아닌 '현지形' 택한 넷마블…글로벌서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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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원빌드' 전략과 정반대…성공 여부에 관심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가 글로벌 시장 강화를 위해 중국, 일본, 북미 지역을 겨냥한 '현지 맞춤형' 게임 제작에 나섰다.

'글로벌 원빌드'(전세계에 동일한 버전의 게임을 제공하는 것) 전략을 쓰고 있는 경쟁사들과 정반대 행보다. 넷마블이 현지 맞춤형 게임으로 세계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넷마블 '현지형 게임'으로 글로벌 '승승장구' 하나

넷마블 게임즈는 지난 18일 '제3회 NTP'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작 게임 소개와 함께 올해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넷마블이 선보인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한달 누적 매출액 2060억원을 달성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레볼루션의 인기에 힘입어 넷마블은 지난해 연 매출 1조50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매출 1조729억원에 비해 4300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글로벌 매출 비중도 2013년에는 14%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51%를 차지했다. 수익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인 셈이다. 넷마블은 해외 매출 비중을 더 늘려나갈 계획이다.

2020년 5조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넷마블의 올해 글로벌 시장 전략은 '현지형 게임'이다. 국내 게임을 '현지화'시켜 발매했던 기존 방식에서 탈피, 현지시장 전용 게임으로 완전히 새롭게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세계화와 현지화를 함께 이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일종의 '글로컬라이제이션'인 셈이다.

예를 들어 중국에 서비스될 '세븐나이츠'나 '이데아'의 경우 그래픽 리소스만 동일할 뿐 철저히 중국형 게임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일본에 출시될 '나이츠 크로니클', '테리아 사가', '요괴워치' 등은 국내 출시여부마저 확실치 않다.

이는 슈퍼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등 온라인∙모바일 구분없이 '글로벌 원빌드' 전략을 전개하고 있는 대형 게임사들의 행보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글로벌 원빌드는 게임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여겨졌다.

과거 게임업체들은 국가별로 콘텐츠 업데이트 등 게임 관리를 챙기기 위해 업무 시간∙비용을 많이 투입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 시장 트렌드가 급변하는 가운데 지역 간 출시 간격을 없앨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많은 국내 게임사들이 글로벌 원빌드에 주목하고 이를 토대로 게임을 개발∙서비스하고 있다.

넷마블은 이러한 추세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넷마블이 현지형 게임 개발 전략을 통해 올해에도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면 업계의 '롤모델'로서 끼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넷마블은 중국, 일본, 미국 등 이른바 게임 '빅마켓'이 전세계 게임 점유율의 72%를 차지하고 있다며 성공을 위해서는 이들 국가에 철저하게 타깃을 맞춘 게임을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 성공 vs 위험, 전문가들 '의견 분분'

국내 게임을 해외 현지화 시키는 경우 현지 사람들의 정서상 난해한 부분들이 생겨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 각 권역별로 게임 개발사들의 역량이 높아진 상황에서 섣부른 글로벌 원빌드는 경쟁력을 저하시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넷마블은 근거로 들었다.

넷마블 관계자는 "국내 게임들이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현지에 대한 연구, 분석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현지인들의 관습, 게임 학습수준을 이해하고 철저하게 그 나라 게임을 제작한다면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넷마블의 전략에 각기 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기획 단계서부터 거대한 시장을 타깃 삼아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넷마블의 전략은 일리가 있다"며 "이전 온라인게임들이 북미∙일본 등 시장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전력이 있는 만큼 해당 사례들을 타산지석 삼아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규태 호남대 교수는 "모바일게임 영역은 점점 지역 간의 편차가 사라져 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특정 지역 만을 타깃으로 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은 리스크를 안고 가는 일"이라며 "원빌드 전략을 메인으로 두고 테스트베드 형식으로 진행해 효과가 있을 경우 진행해도 늦지 않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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