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유아 항생제 처방 1위…노르웨이보다 7.6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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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유아 항생제 처방 1위…노르웨이보다 7.6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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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유아 항생제 처방 1위…노르웨이보다 7.6배 높아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만 2살이 될 때까지 1인당 연평균 3.41건의 항생제를 처방받는다. 항생제 처방률이 낮은 노르웨이의 0.45건보다 7.6배나 높다.

박병주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팀 등과 공동으로 세계 6개국(한국, 독일,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페인, 미국) 영유아를 대상으로 1인당 항생제 처방 건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08∼2012년 사이 6개국에서 항생제를 한 번이라도 처방받은 적이 있는 만 2세 이하 영유아 총 7400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한국 영유아의 항생제 처방 건수는 1인당 3.41건으로 비교 대상국인 이탈리아(1.50건), 스페인(1.55건), 미국(1.06건), 독일(1.04건), 노르웨이(0.45건)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비교 대상국 중 영유아 항생제 처방이 가장 적은 노르웨이와 비교하면 한국의 처방건수는 7.6배를 나타냈다.

한국은 가장 기본적인 1차 항생제로 평가받는 '페니실린' 처방률에서 유일한 한 자릿수인 9.8%로 꼴찌를 기록했다.

다른 나라의 페니실린 처방률은 노르웨이 64.8%, 독일 38.2%, 미국 31.8%, 스페인 27.7%, 이탈리아 16.5% 등으로 한국보다 훨씬 높았다.

페니실린 처방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은 그만큼 페니실린에 내성을 가진 균이 많아 이보다 강력한 항생제를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이다.

박병주 교수는 "한국의 항생제 오남용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아직도 서구 선진국과 비교해 심각한 수준"이라며 "의사나 환자 모두 항생제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의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항생제 오남용의 가장 문제는 내성균이다.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항생제를 쓰지 않거나 사용하더라도 최대 효과를 거두는 방법으로 적절히 사용해야만 내성균 발생을 저지할 수 있다.

내성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항생제가 없던 시대로 돌아가 자신의 면역력이나 운에 기대해야만 한다.

항생제는 세균 이외의 감염증, 즉 바이러스가 주원인인 감기에는 효과가 없는 만큼 감기에 항생제를 사용면 안된다.

감기에 대한 우리나라의 항생제 처방률은 2014년 기준으로 44%에 이른다. 2002년 73.3%에 비하면 많이 감소했지만, 아직 호주(2009∼2010년 32.4%), 대만(2005년 39%), 네덜란드(2008년 14%) 등과 비교하면 높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소아과학 저널(THE JOURNAL OF PEDIATRICS)'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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