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인수' 재원은?
상태바
박삼구 회장 '금호타이어 인수' 재원은?
  • 김재훈 선임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1월 18일 08시 06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룹 재건 '마지막 퍼즐' 고심…"무리수 없다" 시각도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자료사진)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선임기자] "쉽지는 않겠지만 어떻게든 (금호타이어 인수를) 이뤄낼 것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가운데 이를 저지하기 위한 박 회장의 '외부수혈'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만큼 인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나 시장 상황은 여의치 않다.

◆ 문제는 돈...

17일 재계와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1조원 규모의 인수가를 써낸 더블스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더블스타 외에 중국계 업체 2곳이 입찰에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2015년 기준 더블스타는 매출 7억4000만 달러로 중국 내 11위, 세계 타이어 업계 3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시총규모는 52억 위안(약 8800억원)에 이른다. 몸집이 크지 않은 중견업체로 분류된다.

인수에 성공하는 경우 순위가 10위권으로 앞당겨지는 만큼 군침을 흘리고 있는 상태.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액 2조9000억원, 영업이익 1100억원 수준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제시한 가격을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 회장에게 조만간 전달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그로부터 1개월 내에 권리 행사 여부와 자금 조달 방법을 채권단에 제시해야 한다. 이후 45일 안에 계약금을 내면 금호타이어는 박 회장의 품에 안기게 된다.

문제는 돈이다.

2015년 금호산업을 인수할 당시 빌렸던 6000억원도 아직 갚지 못한 상태인데다 글로벌 경기가 경색국면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운신폭이 좁다.

2014년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타이어를 놓고 박 회장이 재무적투자(FI)자 등과 함께 인수하는 방안을 여러 차례 타진해 왔으나 채권단이 거부한 전력도 있다. 아무래도 신경 쓰인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아직까지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확인된 사실관계가 없다"며 "공식적으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채권단 사이에 (박 회장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FI를 통한 자금조달 방식에 문제를 삼지 않는 분위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 섭외 역량에 금호타이어의 종착점이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회장은 표면적으로 인수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그룹재건의 마지막 과제로 금호타이어 인수를 꼽았다. 여기에 최근 출근길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쉽지는 않겠지만 (금호타이어 인수를) 어떻게든 이뤄낼 것"이라며 "(조달 방안과 관련해) 다 길이 있다"고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 타이어 업황 호조 '위안거리'

타이어 업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점은 박 회장 입장에서 큰 위안거리다.

금호타이어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9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당시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들의 파업여파를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적표로 평가된다. 업계 1위 한국타이어 역시 전년 동기대비 영업익이 22.9% 증가했다.

외부 투자 요인을 넓히는 긍정적 요소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란 추측도 나오고 있다. 과거 대한통운과 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그룹 전체를 자금난에 빠뜨린 아픈 기억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대내외 경기지표가 최악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자칫 유동성 위기가 닥치는 경우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기업들 사이에 파다하다"고 귀띔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