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원태·아시아나 박세창 '3세 경영' 맞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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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원태·아시아나 박세창 '3세 경영' 맞짱
  • 안은혜 기자 aeh629@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1월 18일 1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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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그룹 경영 구도에 업계 관심 증폭…해결 과제 많아
   
▲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왼쪽)과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

[컨슈머타임스 안은혜 기자] 국내 항공사 '양대산맥'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본격적인 3세 경영에 돌입했다.

양사 수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전략실 사장이 나란히 경영 시험대에 올라 대결구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동갑내기의 같은 행보

18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항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3세 경영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0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 사장이 대한항공의 제7대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15년여의 경영수업을 마치고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지창훈∙이상균 대표 체제에서 조양호∙조원태 부자 2인 체제로 운영된다.

조 사장은 2003년 그룹 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에 차장으로 입사한 뒤 2004년 대한항공으로 옮겨 핵심 분야인 자재, 경영기획, 화물, 여객 등 항공 전반에 대한 실무를 쌓았다.

조 사장은 입사 4년 만에 임원 자리에 오르고, 10년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고속 승진으로 인해 재벌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 왔다.

주요 업무를 맡을 당시 조 사장은 지창훈 전 사장 등 든든한 조력자들의 도움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다. 대한항공 총괄부사장 겸 대표이사를 맡은 지난해에는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는 저유가와 원∙달러 환율 하락 등 시장 상황이 좋았던 결과라는 평가도 있다.

앞서 지난해 1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외아들인 박세창 사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 핵심 사업을 관리하는 전략경영실 사장으로 승진했다.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박 사장은 지난 2002년 아시아나항공 자금팀 차장으로 입사한 뒤 2005년 그룹 핵심 계열사인 금호타이어 경영기획팀, 한국영업본부, 영업총괄, 기획관리총괄 등을 거쳤다.

박 사장이 금호타이어에 10년 간 근무하는 동안 그룹은 대우건설(2006년), 대한통운(2008년)을 인수하면서 재계 10위권에 진입했다. 그러나 무리한 인수로 그룹이 위기에 빠졌고, 박삼구 회장은 총수 자리를 내놨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매각 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2009년 채권단에 넘어가 워크아웃 위기에 처했을 때 박 사장은 채권단을 설득했고, 2014년 말 워크아웃 졸업에 기여했다.

경영능력을 검증 받은 박 사장은 지난해 1월 그룹 사장직에 올랐고,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아시아나세이버 대표이사 자리에도 올랐다. 금호 가문 3세 중 처음으로 대표직에 오른 것이다.

지난해 8월에는 그룹의 새로운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의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후계 입지를 다졌고, 11월에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각 계열사에서 뽑은 직원 10여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는 등 기업 전반에서 활약 중이다.

◆ 나란히 경영 시험대에 올라

조원태 사장과 박세창 사장은 1975년생으로 올해 만 42세 동갑 내기다. 비슷한 시기에 학∙석사를 마치고 역시 비슷한 시기에 그룹 계열사에 들어가 경영 수업을 받았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나란히 경영 시험대에 오르게 된 두 항공사 3세의 행보에 업계가 주목하는 배경은 또 있다. 대한항공과 금호아시아나그룹 모두 회사 안팎으로 풀어야 할 난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2년 간 계속돼온 조종사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상 갈등으로 인해 11년 만의 파업이라는 상처를 남겼다. 조원태 사장은 한진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협하는 요소 중의 하나인 노사갈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조 사장이 지난 13일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조종사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조 사장은 대한항공 재무구조 개선과 최근 벌어진 기내 난동 사건으로 떨어진 이미지 회복 등 리스크 관리에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의 숙원이자 그룹 재건을 위한 '금호타이어 인수'라는 최대 과제를 박세창 사장에게 줬다.

금호타이어 매각 본입찰은 지난 12일 마무리됐으며, 16일 우선협상대상자로 1조원 안팎의 인수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진 중국 타이어 업체인 더블스타가 선정됐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 의지를 강력히 드러내고 있는 만큼 이번 인수 성패에 따라 박 사장의 경영 능력도 재평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와 에어서울의 시장 안착 등 과제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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