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길거리 점포' 정리 왜?
상태바
기업은행 '길거리 점포' 정리 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1460억원 손실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IBK기업은행(행장 김도진)이 '길거리 점포'를 일부 정리할 전망이다. 길거리 점포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1460억원의 손실을 낸 사업"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사업"으로 큰 비판을 받았다.

'효율성'을 강조하는 김도진 신임 행장의 행보와는 배치되는 사업인 셈이다.

◆ 김 행장 "적자점포 과감히 정리"…길거리 점포 1460억원 손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길거리 점포에 대한 정리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다수의 점포가 올해 계약이 종료되는 상황에서 이 중 효율성이 떨어지는 점포들을 대거 철수시킬 걸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28일 취임한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불합리한 것,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은 즉시 버려야 한다"고 취임사를 통해 밝혔다.

특히 "적자 점포는 과감하게 조정하고 인터넷∙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도 편리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길거리 점포'가 바로 김 행장이 과감하게 조정할 적자 점포로 지적한다.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IBK기업은행이 최근 5년간 전국 공중전화에 2000대의 ATM을 설치하는 길거리 점포 사업을 운영했다"며 "예산 1480억원을 투입해, 그 중 146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수수료 이익이 20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며 "예산 회수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길거리 점포는 2011년 기업은행이 부족한 점포를 대체하기 위해 전국의 노후화된 공중전화부스 2000대를 빌려 ATM을 설치한 사업이다.

전문가들은 많은 은행들이 ATM을 점점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은행의 계약은 이를 역행한 사업이라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당시 KT링크와 체결한 계약이 10년 단위의 연장 계약으로 2021년까지는 의무적으로 해당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 이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책은행으로 '경솔한 계약'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기업은행이 해당 사업을 쉽게 접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한다. KT링커스와의 계약이 유효한 상황에서 상호 협의 없이 바로 철수를 할 수는 없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해당 사업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길거리 점포는 수익만 생각하고 만든 사업은 아니다"라며 "점포 수가 적은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훌륭한 홍보 채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신중한 과정을 통해 길거리 점포를 순차적으로 정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