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에 발목 잡힌 화장품 업계 '안갯속'
상태바
사드에 발목 잡힌 화장품 업계 '안갯속'
  • 이보미 기자 lbm929@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01월 11일 16시 39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中 국산 화장품 무더기 수입 불허…사드 배치 보복? 업계 불확실성 증폭
   
 

[컨슈머타임스 이보미 기자] 최근 중국이 한국 화장품에 대해 무더기로 수입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화장품 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주식시장에서 화장품 관련주들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이라는 견해와 '확대해석'이라는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대형사는 타격을 받지 않아 업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화장품 업계, 중국 수출 제동에 '위기'

11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지난해 11월 수입 불허한 화장품 28개 중 19개가 애경산업, 이아소 등 국내 제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총 1만1271kg 규모의 화장품을 모두 반품 조치했다.

이번에 불합격된 한국 화장품 종류는 로션과 클렌징, 팩, 목욕 세정제 등 중국에서 비교적 잘 팔리는 제품이었지만 불합격 사유는 등록 서류 미비, 성분 불일치 등 제각각이었다.

지난해 9~10월 수입 금지 조치를 받은 한국 화장품이 1건에 불과했던 것과는 달리 작년 11월 갑자기 19개로 급증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를 두고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 중국에서는 이미 여러 번 경고를 해왔기 때문.

실제로 중국은 이 문제로 한국에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수를 제한하는 한편 한국 연예인 광고 모델을 퇴출하고 한국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는 등 여러 방면으로 압박을 가해 왔다.

화장품 산업은 한류 콘텐츠와 함께 중국 의존도가 높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중국으로 수출된 화장품 규모는 14억2470만달러에 달한다. 같은 기간 전체 화장품 수출 규모인 38억800만달러의 36.7%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질검총국의 수입 불허로 제동이 걸리면서 국내 가장 큰 성장 동력으로 꼽혔던 화장품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소식에 주식시장에서 화장품 관련주들은 지난 10일 동반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 "사드 배치 보복" vs "확대 해석일 뿐"

반면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입장도 있다. 기존의 통관 절차가 까다로워졌을 뿐 사드 보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애경 관계자는 "사드 때문은 아니라고 본다"며 "(자사 제품에) 서류상 누락된 부분이 있어 불허를 받았는데 바로 수정 조치했고 현재 그 제품은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중국에서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설화수,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등)과 LG생활건강(후, 빌리프, 더페이스샵)은 이번 수입 불허 목록에서 제외됐으며 별 타격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 정책이 강화될수록 화장품 중소 업체와 대형 업체의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가 많아질수록 없는 사람만 힘든 법"이라며 "대기업은 어떤 규제든 맞출 여력이 될 확률이 높지만 중소기업은 여러 여건상 조건이 까다로우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