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성공' 우리은행...행장 선임은 사외이사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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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성공' 우리은행...행장 선임은 사외이사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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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점주주들 "변화보다 안정"…이광구 행장 연임 가능성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우리은행(행장 이광구)과 예금보험공사(사장 곽범국) 간 경영정상화이행약정이 전면 해지됐다.

이로 인해 우리은행은 정부의 '족쇄'에서 벗어나 자율경영 체제로 돌입했다.

먼저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다. 차기 우리은행장의 키는 이들 5명에게 있는 셈이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차기 행장 후보로 이광구 행장의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우리은행에 투자를 한 과점주주가 변화로 인해 리스크가 발생하는 것보다는 '안정'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우리은행 자율경영 중심은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예금보험공사 간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이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 16일 전면 해지됐다.

이날 MOU 해지에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우리은행 전 직원에게 '민영화 성공'을 축하하며 이메일을 보냈다.

임 위원장은 "우리은행은 이제 민간이 자율적으로 경영하는 새로운 시장 주체가 된 것으로 우리은행 민영화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임직원의 헌신적 노력 덕분에 민영화가 성공했다고 치하했다.

그는 "시장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개선을 통해 투자가치가 있는 좋은 은행임을 보여 주었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건전성을 높였다"며 "모든 투자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임직원 여러분들이 밤을 새워 자료를 만들고 설득한 것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과점주주 중심의 자율경영체제를 구축할 수 있도록 오는 30일 주주총회에서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될 것"이라며 "정부와 예보는 은행장 선임 등을 비롯한 우리은행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더 이상 우리은행의 경영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오는 30일 임시주주 총회를 통해 선임될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는 신상훈 전 신한은행장(한국투자증권), 박상용 연세대 교수(키움증권), 노성태 전 한화생명 경제연구원장(한화생명), 톈즈핑(田志平) 푸푸다오허 투자관리유한공사 부총경리(동양생명), 장동우 IMM인베스트먼트 사장(IMM PE) 등 5명이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이들 5명에 이광구 행장, 정수경 상근감사로 이뤄진 2명의 사내 이사와 예보 추천 비상임인사 1명을 포함해 총 8명으로 이뤄진다.

금융당국은 기존의 사외이사는 모두 사임하고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들로만 사외이사들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우리은행 임추위도 과점주주 사외이사 5명 만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 이광구 행장 연임 가능성↑…투자자들 " 변화보다 안정"

금융권에서는 차기 우리은행장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행장이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인 '서금회' 출신이라는 점이 연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박근혜 정권의 서강대 밀어주기 인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행장은 실적을 통해서 그의 경영능력을 검증했다. 또한 이 행장 주변에서는 내부승진 인사로 낙하산 출신의 서금회 인물들과 합리적인 그의 경영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고 반박한다.

은행권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경계한다'며 이광구 행장의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외이사 추천권을 가진 5곳 과점주주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변화'보다는 '안정'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한 금융권 전문가는 "5곳의 과점주주들이 우리은행에 투자한 것은 '투자이익'보다는 금융당국의 압력이 일부 존재했다"며 "그들은 1년 후 우리은행 주식을 매각할 수 있을 때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과점주주들이 장기적으로 우리은행을 운영하는 것보다는 주식이 오르는 상황에서 1년 후 시장에 주식을 판매하고 손을 뗄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 전문가는 "만약 과점주주들이 1년간 투자이익이 뛰어나거나 우리은행과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가 장기경영의 리스크를 넘는다면 그들은 장기적인 투자를 할 가능성도 있다"며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2017년 한해가 중요하기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인물보다는 검증된 인물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은행권에서도 이광구 행장이 올 한해 뚜렷한 성과를 보였고 '민영화'라는 험난한 허들을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그의 연임을 점친다. 또한 임추위 결정이 내년 2월로 2개월 남짓한 시간에 다른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결국 차기 행장을 선출하는 열쇠는 5명의 사외이사들에게 있다. 이들이 임추위를 구성해 차기 행장 선임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상훈 전 신한은행장의 경우 직접 은행을 경영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 임추위에서 설득력 있는 발언으로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또 박상용 교수는 이번 과점주주 체제를 처음부터 설계하고 실행한 주역으로서 차기 행장 선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밑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측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과점주주들은 우리은행에 투자하며 증권과 보험 등 자신들의 전문분야에서 우리은행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것"이라며 "과점주주들의 투자 목적에 맞는 행장을 선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영화 우리은행의 의사결정에 사외이사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며 "주주들의 합리적인 선택으로 우리은행을 잘 이끌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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