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성과연봉제 강행...임종룡 자충수?
상태바
시중은행 성과연봉제 강행...임종룡 자충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 "노사협의 예정" vs 노조 "안돼, 임종룡 사퇴해야"
   
 ▲ 지난 9월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국내 8개 시중은행들이 동시에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

성과연봉제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와중에 추진력을 잃고 있었다. 그러던 성과연봉제 도입이 전격 결정된데 대해 금융당국의 압박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은행들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금융 노조는 금융위원회가 성과연봉제 도입 강행을 지시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도 성과연봉제를 '최순실 정책'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임 위원장의 사퇴까지 언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임 위원장의 '자충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 성과연봉제 '기습' 결정은 금융위 압박?…금융노조 "위원장 사퇴하라"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 신한, 국민, 농협, KEB하나, SC제일, 씨티, 수협 등 8개 은행이 이사회를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

이들 8개 시중은행은 노조 측과 협상 없이 전날 비슷한 시간에 갑자기 발표해 논란이 됐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긴급 이사회를 열어 기습 결정해버린 것이다.

성과연봉제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과제였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박 대통령 탄핵소추가 가결되며 해당 사안에 대한 추진력이 크게 힘을 잃은 상황이었다.

전문가들은 성과연봉제가 흐지부지 사라지기 전에 금융당국과 은행 경영진이 입을 맞췄다고 바라본다.

경영진도 인건비 절감 방안으로 오랫동안 준비해온 성과연봉제가 탄핵 정국이라는 불확실성 때문에 사라지는 것은 원치 않았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종룡 금융위원장

앞서 11일 임 위원장은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금융권 성과주의 문화는 우리 금융산업의 미래를 위해 완수해야 한다는 소명감을 갖고 어떤 상황에도 중단 없을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13일에는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세미나에서 "공정한 성과연봉제의 도입은 필수"라며 "금융감독당국도 경영실태평가제도 개선 등을 통해 국내은행의 성과중심문화 확산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12일 이사회 직후 성명서를 통해 "9일 금융위로부터 이사회 의결을 무조건 강행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이사회 결정 말고는 정해진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도입이 바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기나 내용은 당연히 노조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들도 비슷한 대답이다.

 금융노조는 이에 대해 강경 입장이다. 임 위원장이 민간은행에까지 '최순실표 노동개악'인 성과연봉제 이사회 의결을 요구했다며 즉각 사퇴를 주장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그저 우수 직원에 대한 차별화 정도로 성과주의 임금제 도입을 운운하는 것은 철없는 이상주의자거나 낙하산 인사의 전형적 표본"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성과연봉제 도입 중단을 강력 촉구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노사정 관계는 파탄날 것이며, 모든 책임은 정부와 금융당국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성과연봉제 기습 발표에 대한 반발이 강하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성과연봉제는 최순실표 재벌청부 정책"이라며 "근로조건과 임금체계에 관한 상황은 법률로 정하도록 헌법에 명시됐으며, 노동관계법에는 노사 합의하도록 명시됐음에도 성과연봉제를 밀어붙였다"고 비판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성명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가운데 진행된 금융위원회의 성과연봉제 밀어붙이기는 촛불민심에 역주행하는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