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 '암초'…안진회계법인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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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매각 '암초'…안진회계법인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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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의견 거절 여파에 주가 급락…매각 중단설까지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대우건설(대표이사 박창민) 매각이 안진회계법인의 3분기보고서 검토의견 거절로 암초에 걸렸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매각 무산설까지 돌고있다.

매각이 완전 무산되지 않더라도 사업보고서 감사의견이 나오는 내년 3월까진 매각일정 잠정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8일 금융권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10월 대우건설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산업은행은 'KDB밸류제6호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했다. 이 펀드는 내년 10월 만기가 돌아온다.

업계에선 산업은행이 늦어도 내년 1월께 매각공고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달 14일 대우건설이 안진으로부터 3분기 보고서 검토의견을 거절당하면서 매각에 제동이 걸렸다.

안진은 보고서가 준공 예정 원가율을 증명할 충분한 자료 없이 작성됐다며 검토의견을 내지 않았다. 대우건설이 향후 투입될 공사 대금이 얼마인지 추정할만한 근거 없이 '공사 중 원가 하락'을 가정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곧바로 시장에선 대우건설이 또 분식회계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됐다.

이날 대우건설 주가는 52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을 선언한 지난 10월 28일 6320원 대비 16.30% 하락했다. 3분기보고서 발표 다음날인 지난달 15일 하루 동안만 주가는 14% 급락했다.

부실 회계 의혹에다 매수 희망자와 안진 사이에 검은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돌면서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시장에선 '대우건설 매각 중단설'이 퍼지기도 했다. 그러나 산업은행과 대우건설은 즉시 '사실무근'이라며 이를 부인했다

업계에선 내년 3월 나오는 대우건설 사업보고서가 적정의견을 받은 이후 산업은행이 매각을 추진하는 게 여러모로 바람직하다는 반응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작년 분식회계로 적발됐고 지금 새 대표가 취임한 마당에 '빅배스(잠재부실 모두 털어내는 회계기법)'를 하면 했지 분식회계 할 타이밍은 아니다"라며 "내년 사업보고서 적정의견이 나오면 주가는 정상화될 것이며 그 전에 매각이 강행된다면 헐값 매각 이슈가 불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매각 일정이 내년 3월까지 미뤄질 수는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매각이란 큰 틀 외에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당초 10월말 결정돼있던 건 매각 추진이라는 방침뿐이며 세부일정은 정해진 게 전혀 없었다"며 "이후 분기보고서 이슈가 터지면서 매각이 진행되려면 연말 감사보고서 적정의견이 꼭 필요한 상황이 됐고 이 점이 매각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매각성공 가능성과 매각가격에 대해선 "감사보고서 나온 이후에도 펀드 만기일까지 반년 이상 시간이 있기 때문에 매각 진행에 물리적으로 무리 없다"며 "취득가격 이상으로 팔아야 한다는 방침은 아니고 주가 외에도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매각가격을 좌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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