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구글 'VR' 판매량 저조…대중화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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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구글 'VR' 판매량 저조…대중화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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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가격·마케팅 부재 등 문제점 산재…"기술부터 안정돼야"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소니∙구글∙오큘러스 등 글로벌 IT업체들의 VR(가상현실) 기기들에 대해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올해 총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기술적 한계와 가격 부담이 동시에 겹친데 따른 '흥행 시기상조론'이 힘을 받고 있다. 

◆ VR기기 예상 판매량 저조…원인은?

5일 IT∙전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VR기기 판매량은 그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사실상 쪼그라들었다. 

시장조사업체 수퍼데이타는 올해 VR기기 예상 판매량에 대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이하 PS VR)'이 74만5434대, HTC '바이브'가 45만83대,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가 35만5088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3가지 제품들은 PC와 게임 콘솔기기에 연결해 사용하는 기기다. 자체 디스플레이를 내장하고 있어 삼성 '기어 VR' 등 스마트폰을 장착해 사용하는 기기들보다 몰입감이 높아 이른바 'VR 3인방'으로도 불린다.

PS VR의 경우 연초만 해도 예상판매량이 260만대에 육박했으나 4분의 1 수준인 74만대로 급감했다. 경쟁사 제품들을 제치고 현재 판매량 1위 자리에 올랐지만 마냥 긍정적일 수 없는 이유다.

가격이 타사에 비해 저렴한 399달러인데다 플레이스테이션4가 전세계에 4000만대 이상 보급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오큘러스 리프트와 바이브 판매량은 각각 10만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HTC 치아링 장 사장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판매량이) 14만대 이상"이라고 밝혔다. 두 제품이 출시된 지 반년이 넘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올 연말까지 좋은 실적을 올리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오큘러스 리프트와 바이브가 각각 599달러와 799달러로 비싼데다 구동을 위한 고사양 컴퓨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수요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전자제품 매출이 집중되는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기간에도 소니와 오큘러스는 자사 VR기기 가격을 인하하지 않아 마케팅 의지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구글 등이 진출한 스마트폰 VR기기의 사정도 좋지 않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VR 기기들은 저렴한 가격 덕에 진입 장벽을 낮춰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쉽게 흥미도가 떨어지고 콘텐츠 질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구글 '데이드림'의 올해 예상 판매량은 45만대에서 26만대로 하향 조정됐다. 기어 VR은 지난 5월 전체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며 선전하고 있지만 프로모션을 통해 사은품 등으로 보급된 경우가 많아 실제 구입한 소비자의 비중은 낮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출시 당시 예약구매자들을 대상으로 기어 VR를 무료로 제공했고 11월 현재도 '갤럭시S7' 구매자들에게 기어 VR을 사은품으로 증정 중이다. 이로 인해 중고나라 등 인터넷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는 기어 VR 새제품을 정상가의 절반에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이다.

◆ "VR, 기술적인 안정 필요"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어 VR과 같은 기기의 경우 많이 보급될수록 소비자들의 사용경험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VR에게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학계 전문가는 "VR 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판매량을 정확히 공개하지 않다는 점만 봐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라며 "VR∙AR시장은 앞으로 꾸준히 커지겠지만 지금은 약간 이른감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VR 기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안정될 필요가 있다"며 "예를 들어 3D TV기술은 제대로 정립도 않은 상태에서 업체들의 경쟁이 시작됐고 결국 대부분 소비자들에게 어지럼증과 멀미를 동반하는 기술로 인식돼 사장돼버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정 수준의 기술력과 콘텐츠가 확보되기 전까지는 모바일 VR기기를 중심으로 흥미, 볼거리 위주의 VR 시장이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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