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 계열사 '대수술' "마누라·자식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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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전 계열사 '대수술' "마누라·자식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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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電 지주사 전환 '이재용식' 실용 속도…'인적 분할' 경영권 승계 무게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모두 바꾸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주창)

삼성그룹이 전 계열사들의 존폐를 가를 '대수술'에 본격 돌입한다. 

그룹 '맏형'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사실상 확정하면서 그룹차원의 대규모 구조개편이 본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용경영 의지가 확고한 만큼 사실상 골격자체를 바꾸는 '2016년 판 신경영'에 돌입한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필수적 조치로 보는 시각도 있다. 

◆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시사…인적분할 이뤄지나

29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총 현금배당 강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구조 개편과 관련해 말을 아껴오다 지주사 전환을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업계는 이를 가능성이 아닌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전자 지주회사 전환을 시작으로 투자부문과 사업회사 간 주식 교환, 통합 삼성물산과의 합병 등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거론되고 있다.

그간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뉠 것이라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경영권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한 가장 확실한 시나리오라는 것.

삼성전자가 인적분할 될 경우 지주사와 사업회사는 동일한 비중으로 자사주를 갖게 되고 지주사가 보유한 사업회사 자사주의 의결권이 부활하기 때문이다. 11월 현재 삼성전자의 자사주 비중은 13.15%다.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0.6%, 오너가와 계열사 지분을 모두 합쳐도 18.12%에 불과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지분 1%를 추가로 확보하는데 무려 3조원에 가까운 재원이 필요하다"며 "삼성전자를 인적분할 한다고 가정하면 현금부담 없이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은 물론 삼성 측의 지분을 대폭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적분할을 통해 투자부문을 사업회사로 나눈 뒤 사업회사의 지분을 투자부분과 맞교환하는 방식을 취하면 삼성전자 투자부문 지분을 40% 넘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부연이다. 비용지출을 최소화 한 안정적 지배구조 구축과 맞닿는다.

야당에서 '인적분할로 확보한 자사주는 의결권을 제한한다'는 내용 등의 경제민주화 법안을 발의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예정보다 일찍 인적분할에 착수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재무, 법률, 회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약 6개월의 검토 기간을 거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올해와 내년 잉여현금 흐름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고 올해 총 배당규모를 4조원 규모로 작년보다 약 30% 늘려 분기마다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글로벌 기업 출신 사외이사 1명 이상 추천, 거버넌스 위원회 신설 등도 계획 중이다.

지난달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제시했던 30조원 특별현금배당, 잉여현금흐름의 75% 주주환원, 사외이사 3명 선임 등 요구보다 수위는 낮아졌으나 대부분 수용했다는 풀이가 나오고 있다.

증권가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높아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원론적∙상식적인 수준의 발표였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실제 삼성전자 주가는 보합세에 머물렀고 삼성물산은 되려 급락했다. 전날 이사회 발표를 앞두고 삼성물산의 주가가 3.7% 급등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 삼성전자 구조 개편 의지 '확고'

삼성전자가 제시한 6개월의 인적분할 검토 기간 중 얼마나 구체적으로 세부 계획을 수립할지, 엘리엇 등 외국계 투자자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 지 삼성전자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신중한 리스크 관리와 자산 활용에 중점을 두고 장기적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전략적인 중장기 비전을 가지고 단기적 분기 실적 보다는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학계 전문가는 "삼성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직접 언급하며 구조 개편 의지를 확고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지주사 전환을 준비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중 인적분할에 착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주주환원 정책은 시장의 기대보다 못 미치는 결과가 나왔다는 평이지만 매 분기 배당이 이뤄지는 데다 향후 환원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좀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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