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그랜저 "내꺼인듯 내꺼아닌"디자인 문제
상태바
신형 그랜저 "내꺼인듯 내꺼아닌"디자인 문제
  • 강승만 기자 eco@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12월 06일 07시 29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랜저IG 흥행 이면②] 디자인 "카피" 의혹에 내수용 전락 위기
   
  ▲ 닷지 차저 srt(왼쪽)

[컨슈머타임스 강승만 기자] '완성도 최고'를 내세운 신형 그랜저가 결함이 보고된 구형 엔진을 채택한데 이어 해외 자동차 디자인을 카피했다는 의혹이 나라 안팎에서 불거지고 있다.

5년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온 6세대 신형 그랜저가 디자인 카피로 도마 위에 오르면서 현대차는 30년이 넘은 플래그십 모델 조차 고유 정체성을 못 잡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신형 그랜저와 같은 준대형급에는 SM7, K7과 함께 개성파 마니아 층을 몰고 다니는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 BMW5시리즈가 있다. 현대차는 이 같은 경쟁모델 사이에서 이렇다할 독창성 없는 신형 그랜저를 미국과 유럽 호주 등 해외 주요 시장에 내놓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가 '최고의 완성도'를 자랑하며 야심차게 출시한 신형 그랜저는 내수 전용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 결함엔진 이어 디자인 카피

현대차 그룹 디자인은 피터 슈라이어가 총괄하고 있다. 그는 1980년부터 아우디에서 일했고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를 맡았다.

그는 최근 신형 그랜저 출시 후 가진 행사에서 신형 i30에 이어 신형 그랜저에 아우디 싱글프레임 그릴 유형 헥사고날 그릴을 일부 변형한 캐스캐이딩 그릴을 적용한 것에 대해 "전 세계에서 적용할 수 있는 통일되고 일관성 있는 현대차만의 정체성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리어램프 디자인 등에 대해 슈라이어는 "신형 그랜저는 전통과 현재를 아우르고자 했다"며 "기존 그랜저의 유산을 계승하는 게 중요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만의 정체성'을 주장한 슈라이어와는 달리 일반 소비자는 신형 그랜저 디자인에서 구형 그랜저 등 현대차보다 아우디, BMW, 닷지, 볼보 등 해외 명차의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

특히 신형 그랜저 후면은 양측 리어 램프에만 조명이 들어왔던 구형 그랜저(HG)와는 달리 긴 램프 전체에 조명이 들어와 닷지 차저(Charger)와 더 유사하다는 반응이 많다.

   
  ▲ BMW7

최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신형 그랜저 디자인에 대해 '카피'논란을 제기하는 "그랜저IG의 디자인에 대하여"라는 글이 게시됐다. 글은 관련 사진과 함께 후면부 리어램프 부분은 닷지 차저 SRT, 사이드 미러와 차량 측면 하단부는 BMW7, 사이드 캐릭터라인은 뷰익을 닮았다고 지적했다.  

   
 ▲ 볼보 S60

또 자동차 전문가 사이에서는 보닛 위에 표현된 선들은 볼보 S시리즈와 비슷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현대자동차 공식 그랜저IG동호회 G클럽'(G클럽) 한 회원은 "여기저기 모방한 느낌은 다들 공감하는 것"이라며 "6세대 플래그쉽 모델로서 정체성이 부족한 점은 안타깝다(ID 서*****)"고 말했다. 

아직 신형 그랜저 출시국이 아닌 미국에서도 디자인 논란이 일었다. 10월 28일과 지난달 22일 신형 그랜저 출시 한국 소식을 전한 미국 자동차전문 온라인 매체 '카스쿱(carscoops.com)' 기사 댓글은 신형 그랜저의 디자인 카피를 지적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 아우디A6

"닷지, 인피니티, BMW, 아우디 디자인을 섞은 이 모델을 보지 않아도 돼 기쁘다( ID adam *****)"는 의견부터 "2017 닷지 차저의 리어램프가 보이는 건 나뿐인가(ID Aero****)" 등 닷지 후면부를 닮았다는 지적이 4건 넘게 달렸다.

이밖에도 '현대차 공식 신형 그랜저 온라인 커뮤니티 G클럽'에서는 차량 디자인에 대한 실망을 표시하며 디자인 보다는 엔진 쪽 전문가를 영입해 결함 없는 엔진을 만들라는 의견도 나왔다.

카스쿱 기사에는 도요타 C-HR 내부 사진과 함께 "내부가 도요타 C-HR과 유사하다(ID Sebastien *****)"는 지적도 있었다.

   
 ▲ 도요타 C-HR

◆ 개성과 독창성 버리고 '마케팅' 택했나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06년 아우디 출신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한데 이어 지난해 제네시스를 디자인한 벤틀리와 람보르기니 출신 루크 동커볼케 디자인센터장을 추가 영입했다. 지난 6월에는 GM을 거쳐 벤틀리 외장 및 선행디자인 총괄을 지낸 이상엽 상무가 합류했다.

현대차는 최근까지 메르세데스 벤츠 출신 한국인 디자이너와 람보르기니와 부카티를 디자인한 러시아인 디자이너 등 우수한 디자이너 영입에 열을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베끼기'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디자인전문가는 '정체성'보다 '마케팅'을 중요시한 것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K디자인대학원 A교수는 "신형 그랜저 그릴은 제네시스의 크레스트 그릴과도 유사해 제품간 겹침도 우려된다"며 "곳곳에 해외 명차 모습이 보이는 것은 마케팅을 감안한 지나친 벤치마킹이 개입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박기돈 모터리언 편집장은 "6세대를 이어오며 나름의 개성있는 디자인을 보여줬던 그랜저가 이번 신형 모델에서는 독창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면서도 "그랜저는 K7과 함께 국내 (준대형)시장을 양분하는 대표적인 모델로 디자인이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보배드림)"그랜저IG 디자인에 대하여" 캡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