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수수료 앞다퉈 인상…"장삿속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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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출금리∙수수료 앞다퉈 인상…"장삿속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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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수익성 악화' 핑계…3분기 은행 수익률 '역대 최고' 비판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은행들이 일제히 대출금리와 수수료를 올려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용'이 커지게 된 것이다.

◆ 시중은행, 저금리로 '수익성 악화' "어쩔 수 없다"…3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 "설득력 떨어져"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이 수익성 향상을 위해 대출금리와 수수료를 조금씩 올리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이 점쳐지며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조금씩 올리고 있다. 또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당선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은행들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자구안을 펼친 것으로 분석된다.

고정금리 산정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연 2.093%로 트럼프 당선 이전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하반기 가장 낮았던 금융채 금리와 비교해 0.7%포인트 이상 뛴 것이다.

시중은행들 5년 고정금리를 비교해 보면 신한이 최고 연 4.83%로 가장 높은 고정 금리를 보였다. △신한은행 3.53~4.83% △KB국민은행 3.39~4.69% △KEB하나은행 3.50~4.61% △우리은행 3.33~4.63% △NH농협은행 3.43~4.47% 등이다.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이 3.07~4.37%로 가장 저렴했으며, SC제일은행이 3.68~3.78%로 국내 은행들보다는 다소 저렴한 금리를 보였다.

대출금리뿐만 아니라 수수료들 역시 인상했다. 없던 수수료가 생기기도 했다.

국내 4대 시중 은행들은 모두 타행 송금 수수료를 올렸다.

2월 신한은행이 1000원에서 2000원으로, 5월 하나은행이 800원에서 1000원으로, 6월 국민은행이 1500원에서 2000원으로, 그리고 10월말 우리은행이 750원에서 1000원으로 이체 수수료를 올렸다.

또한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원래 없던 인터넷 해외 송금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지난 8월 '수수료 자율화' 방침이 선언된 후 수수료 인상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지난 2011년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50% 내렸던 수수료가 다시 인상된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로 예대차익이 낮아지면서 은행들도 돈을 벌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며 "비이자 부문 수익 개선을 위해 고심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은행들의 대출금리와 수수료 인상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3분기 은행들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보이며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을 달성했으면서 '저금리 시대 수익률 하락' 때문이라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은행도 기업이므로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맞지만, 금융기관으로서 '장삿속'이 너무 노골적인 것은 공익성에 위배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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