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윤영달 '같은 듯 다른' 회장님 예술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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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윤영달 '같은 듯 다른' 회장님 예술사랑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11월 25일 0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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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의 늦었슈] ③ 朴, 꿈나무 육성 사내 강요 無… 尹 '전통' 강조 흐름 역행
  ▲ 크라운-해태제과 임직원 64명이 중요 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일무(宗廟祭禮佾舞)'를 연습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①윤영달 회장 '국악사랑' 임직원들 불만기류 왜? , ②크라운-해태 임직원들 '어버이날' 남몰래 눈물 훔친 사연 이어 계속)

윤영달 크라운제과-해태제과식품 회장의 '국악사랑' 은 최근 국악계의 움직임과도 어긋나는 측면이 적지 않습니다.

"옛 것을 지키기만 하면 박물관에 그칩니다. 공연 예술은 그 시대의 사람과 함께 살아 숨 쉬어야 생명력이 있는 것입니다. 대중화라는 것은 사람들이 많이 들으면서 공감하고 듣는 것이라 거기에 관련된 옛날 음악을 띄우는 것도 한 방편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의 정서에 맞는 음악을 만드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활 국악을 만들고 있습니다."

국악계 고위 관계자의 의견입니다.

이 같은 국악전문가들의 견해와 달리 윤영달 회장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전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지난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2회 '창신제'에서 이를 일부 엿볼 수 있습니다.

크라운-해태제과 임직원들은 당시 조선 세종 때 만들어진 '종묘제례일무(宗廟祭禮佾舞)'를 선보였습니다. 종묘대제 때 종묘제례악에 맞춰 춤을 추는 군무(群舞) 입니다. 선왕들의 문덕(文德)과 무덕(武德)을 칭송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64명이 8줄로 정렬해 장엄하고 절제된 동작으로 우리 민족의 기상과 기개를 잘 표현하고 있어 전통 군무의 정수로 평가된다'고 크라운-해태제과 측은 밝혔습니다.

물론 전문가 영역의 그것을 '순수 아마추어'들이 그대로 재연해 냈을 때라는 전제가 깔리겠네요.

'잘했다'면 연습량과 동일 선상 위에 있기 때문에 임직원들의 시간투자가 상당했을 것으로 추측 됩니다. 반대로 '못했다'면 보이지 않는 내부 부침에 시달리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관람자의 눈높이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입니다. 이래도 문제, 저래도 문제라는 얘깁니다.

사내 임직원들에게 전통을 주입하는 그 자체가 윤영달 회장의 개인적 성취감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아닌지 의심해 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런 윤영달 회장이 지난 22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국악과 조각의 대중화와 저변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6 메세나인상'을 수상했다는 점입니다.

조윤선 장관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엮여 고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조각은 다른 분야라 각설한다 하더라도. 윤영달 회장이 국악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대목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크라운-해태제과 내부만 들여다 봐도 그렇습니다.

1980~90년대에 태어난 평사원급 직원들 입장에서 1945년생인 윤영달 회장의 경험과 전문가영역인 국악이 얼마만큼 이해가 될까요. 힙합이라는 음악장르를 윤영달 회장 스스로 이해하고 찾아 듣는 것 만큼이나 어렵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한국메세나협회'. 기업들이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는 조직입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협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윤영달 회장도 부회장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박삼구 회장과 윤영달 회장. 언뜻 교차점이 가득할 것 같은 이들의 예술사랑에는 온도차가 느껴집니다.

박삼구 회장은 오롯이 '영재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자질이 출중함에도 불구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발굴합니다. 이후 키우는 주체는 전문가 집단입니다. 후방에서의 재정적 지원에만 충실할 뿐 가타부타 관여하지 않습니다.

예술영역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입니다.

"박삼구 회장은 상황이 열악한 음악영재들을 찾아 돕습니다. 그런 아이들은 무대경험을 하는 그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금호아트홀'을 적극 활용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공연) 인프라를 적극 활용합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계열사별로 사내에 실내악 동호회가 있습니다. 대학교 동아리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취미 차원에서 관심이 있는 직원들, 즉 가입자들에 한해서만 연습이나 공연 등이 이뤄집니다. 강제적인 요소는 전혀 없습니다. 반 강제적으로 임직원들의 취미생활을 강요하는 그런 회사가 과연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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