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모듈폰' 사실상 포기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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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모듈폰' 사실상 포기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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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 등 경쟁사 신제품 출시 대조…"제품 표준화 필요"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LG전자가 모듈형 스마트폰 생산을 사실상 포기해 배경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출시 제품에 '세계최초' 수식어를 붙이는 등 시장성에 기대를 걸었으나 판매부진이라는 암초에 걸린 것으로 파악됐다.

모토로라 등 경쟁사들은 단점을 보완한 상품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제품표준화 필요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 LG가 접은 '모듈폰' 모토로라는 성공 가능?

13일 IT∙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세계최초로 모듈폰 'G5'를 발매했다.

모듈폰은 필요에 따라 카메라, 음향 등 다양한 모듈과 결합해 휴대 멀티미디어 기기로서 사용성을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얼리어답터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반면 디자인이 복잡해 생산 난이도·비용이 높고 기존 모듈과의 호환성 문제로 인해 차기 제품 디자인에 제약을 받는다는 게 단점이다.

문제는 G5 판매량이 출시 직후 급전직하했다는 점이다.

G5는 초기 일평균 판매량 1만5000대를 넘기며 인기를 구가했으나 물량 공급 차질 등으로 이후 실적이 급감했다. G5의 부진으로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는 지난 3분기 4364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LG전자는 차기작 'G6'에는 모듈 방식을 채택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LG전자는 지난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G5 발표와 함께 '캠플러스', '하이파이플러스' 등 카메라∙음향 확장 모듈과 주변기기들을 공개했다. 'G프렌즈'로 명명했다. G프렌즈는 지난 5월 '액션 캠' 이후로 신제품 발표가 정체되고 있다.

특히 G프렌즈 가운데 G5에 장착 가능한 모듈 제품은 신제품 소식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모듈폰을 지향했음에도 정작 모듈 출시가 2개로 끝나버린 것. LG전자는 지난 4월 'G5 개발자 회의'를 열거나 공모전을 실시하는 등 노력에 나섰으나 실제 상용화로 이어진 제품은 없었다.

모토로라는 모듈형 스마트폰 시장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신제품 '모토 Z'의 경우 교체형 모듈 액세서리 '모토 모드'를 통해 기능을 추가 또는 강화할 수 있다.

모토로라는 LG G5의 전철을 인식한 듯 모듈 제품 생태계 활성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하만의 프리미엄 음향업체 'JBL', 명품 카메라 브랜드 '핫셀블라드' 등 전문업체들과 협업해 모듈을 제작하는가 하면 서드파티 제작자들을 끌어들여 활용성 높은 모듈 제조를 장려하고 있다.

실제 스마트폰 액세서리 제조사로 국제적으로 유명한 '모피'와 '인시피오'가 모토 Z를 위한 모듈 개발을 진행해 추가 배터리팩, 차량 거치대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모토로라는 지난 6일 모토 Z에 들어가는 모듈 유닛을 전세계 100만개 판매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모토로라의 모회사 레노버는 내년 3월까지 최고의 모토 모드 프로토타입을 개발하는 기업∙개인에게 투자금 100만달러를 지원할 예정이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인디고고'에서 새로운 모토 모드 모듈 개발에 대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 "모듈 제품들의 표준화 필요해"

향후 모듈∙조립식 스마트폰 시장이 올 2018년까지 최대 800억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되는 만큼 시장을 선점하고 기반을 닦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LG전자 관계자는 "G5에 신기술, 신공법,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하면서 사전 검증과 초기 양산 시간이 더 필요했다"며 "G5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얻은 것도 많아 차기 모델에서는 철저히 선행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계 전문가는 "기존 모듈형 스마트폰은 맞춤화 할 수 있는 여지가 적고 가격도 높아 소비자들에게 관심이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분을 바꿀 수 있다는 측면에서 더 개인화된 형태의 스마트폰이라는 강점을 살려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모듈폰 시장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우선 모듈 부품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그래야 개발자들이 진출하기 용이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도 기존에 보유한 모듈을 차기 제품에서도 사용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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