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운-해태 임직원들 '어버이날' 눈물 훔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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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해태 임직원들 '어버이날' 눈물 훔친 사연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11월 18일 0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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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의 늦었슈] ②국악공연 '효도 큰 잔치' 친부모 뒷전…'강제노역' 재조명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윤영달 회장 '국악사랑' 임직원들 불만기류 왜? 이어 계속)

'바쁘다'는 이유로 국악 연습에 빠지는 상황을 직장 상사가 고분고분 납득할지도 의문입니다. '연습하고 와서 하라'거나 '지금까지 일 안하고 뭐했냐'는 식의 핀잔이 현실적으로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정 정도 '무능'과 궤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 판단에 따라 무작정 밀어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같은 상황은 숫자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그간 국악공연 무대에 오른 크라운-해태제과식품 임직원은 연인원 3500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전 임직원은 4000여 명 수준입니다. '애사심' 차원의 자발적 동참은 과연 어느 정도나 될까요. 판단은 각자의 몫인 것 같습니다.

연장선상에서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어버이의 날'에 진행되고 있는 크라운-해태 임직원들의 국악공연 '효도 큰 잔치'도 내부적으로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공연에 동원된 임직원들 상당수는 정작 어버이날 친 부모님을 뵙지 못했다고 합니다. 2013년 공연의 경우 부산에서 열렸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빠듯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생면부지 부모님들을 즐겁게 해 드리기 위해 내 부모님, 그리고 내 가족들과 떨어지는 상황. 의아합니다.

크라운-해태의 강제 동원 논란은 단순 국악에만 국한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심지어 안타까운 인사 사고로 이어져 세간에 충격을 줬던 사안이 있었습니다.

지난 2012년 초 윤영달 회장의 지시에 따라 짓던 '송추아트밸리' 작업장에서 크라운-해태 직원 이모 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3m 높이 철제 임시 구조물 위에서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집 짓기 체험'을 하던 중이었다고 합니다.

송추 아트밸리는 2007년 윤영달 회장이 경기도 양주시 송추유원지 인근 300만㎡(약 100만평) 부지에 조성한 문화예술 테마파크입니다.

팀장·임원급은 분기에 1번, 일반 직원은 4~5개월에 1번 꼴로 토요일에 송추아트밸리 조성 작업에 참여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져 빈축을 샀었습니다. 사측은 작업을 중단했으나 잠깐뿐이었습니다.

'노컷뉴스'는 같은 해 9월 '크라운해태, 죽음 부른 직원 강제노역 동원 재개 논란'을 보도했습니다.

명목상으론 송추아트밸리 워크숍이었지만 이전 '직원 강제 노역 동원'과 성격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크라운-해태 관계자의 설명을 곁들였습니다.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 (자료사진)

'일부 남성 직원들은 이곳으로 불려가 산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소나무 가지치기 등의 작업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자사 한 직원이 사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크라운해태제과가 직원 강제 노역 동원을 재개한 것이다. 물론,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소나무 가지치기가 뭐그리 위험하겠냐고 말할 수 있겠지만, 이를 경험해본 한 직원은 가지치기에 사용하는 전기톱에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기사 내용의 일부입니다.

'집 짓기 체험'은 문제가 있었으니 '나무 베기 체험'으로 바꿨던 것일까요. 완공에 이르기까지 뿌려진 임직원들의 피와 땀을 생각하니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다른 형태의 '임직원 동원령'이 사내에 선포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대규모 공연을 전제로 한 국악연습이 과연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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