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근혜 게이트' 후폭풍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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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근혜 게이트' 후폭풍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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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영승계·사업계획 불투명…"근본적 사고전환 필요"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이 향후 사업계획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정유라 씨 승마지원 이외에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한화와의 방산분야 빅딜에서도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등, '후폭풍'에 크게 휘청대고 있다. 

'갤럭시노트7' 발화사태 이후 터진 초대형 악재로 분석되는 가운데 향후 투자·사업계획과 그룹 승계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이재용 부회장까지 檢 출석…향후 사업계획 차질 가능성

검찰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사위인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을 조사한 데 이어 최근 삼성의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장충기 미래전략실 사장을 소환했다. 

장 사장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2인자'로 회계와 자금 운용을 총괄하는 삼성의 핵심 경영진이다.

검찰은 대한승마협회장을 맡은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해 9월 최씨를 지원할 당시 장 사장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장 사장을 상대로 자금 지원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삼성전자 서초사옥 압수수색, 박상진 사장 조사에 이어 이재용 부회장까지 소환하는 등 삼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을 향한 검찰의 '십자포화'로 해석되고 있다. 

이 부회장을 상대로 검찰은 지난해 7월 박 대통령 개별 면담 당시 오간 대화에 대해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의 배경에도 조사가 이뤄졌다.

검찰은 삼성이 청탁과 함께 자금을 지원했는지 밝히기 위해 삼성 계열사들의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청와대의 압박이 아닌 자신들에게 유리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삼성 스스로 개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재단지원 이외에 최순실씨 일가에 50억원 이상을 추가 지원한 것이 드러난 상태다.

특히 검찰은 작년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민연금공단은 합병 전 삼성물산의 지분 11.21%, 제일모직 지분 5.04%를 소유하고 있었음에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0.35:1의 합병비율에 찬성해 논란을 불러왔다. 의결권 자문위원회의 개최도 생략한 채 이뤄진 찬성이었다. 그 결과 수천억 규모의 투자손실을 입었다.

삼성이 최순실 씨 회사인 비덱스포츠에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35억원을 보낸 일은 국민연금의 도움으로 기업 결합을 성사시킨 지 약 2달 지난 시점이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4년 말 삼성과 한화 사이에 진행된 화학·방산계열사 '빅딜' 과정에서 대한승마협회 회장사가 한화에서 삼성으로 바뀌었다는 점을 들어 최씨와 청와대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은 갤럭시노트7 발화사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는 점도 삼성의 내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기존 자유무역 관련 협정을 폐기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친환경 정책과 혜택을 철폐하겠다고도 밝혔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삼성전자 가전제품과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등의 북미시장 진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과정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 부회장은 이번 검찰 소환에 응하기 위해 해외 일정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총수로서의 행보에 차질이 빚어지는 만큼 경영권 승계도 늦춰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 "삼성, 근본적인 사업방식의 사고전환 필요"

삼성은 지난 20일 검찰의 중간 조사 결과 발표에서 삼성이 언급되지는 않은 점에 안도하면서도 향후 장충기 사장 외에 추가 소환자가 나올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조사에 적극 협조할 방침"이라고 말을 아꼈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근본적인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건국대 최배근 교수는 "삼성의 기존 사업들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사업을 마련하지 못하면 우려가 되는 상황"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사업 계획이라는 것이 기존 제조업에 집중돼 있다면 그 결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제조업 이외에 새로운 수익사업을 찾지 않는다면 출구를 찾기 힘들 것이라 본다"며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이 부회장이 보여준 모습으로는 관련 업계와 투자자들이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삼성이 국내 정치에 관련한 구설수에 계속 오르내리다 보면 국제적으로 기업의 신뢰가 저평가 될 수 밖에 없다"며 "전근대적인 사업방식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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