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車 전장사업' 명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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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車 전장사업' 명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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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만' 9조원에 전격 인수…LG '선의경쟁' 속도 올린다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약 9조원을 투입해 미국 자동차 전장 전문기업 하만(HARMAN)을 전격 인수, 관련 산업군이 요동치고 있다.

가전 라이벌 LG역시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부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전장사업이 양사의 명운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진입장벽을 뛰어 넘어야 하는 후발주자라는 점에서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와 안정적 인수합병(M&A)을 동시에 병행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 삼성-LG, 전장사업 강화 매진

삼성전자는 커넥티트카(connected car), 오디오 분야 전문기업 하만을 80억달러(9조3384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공시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하만은 'JBL', '하만카돈', '마크레빈슨', 'AKG'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카오디오 부문에서는 '뱅앤올룹슨(B&O)', '바우어앤윌킨스(B&W)' 등을 대표로 내세우고 있다.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41%) 사업자다.

지난달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이후 첫 대규모 합병이란 점에서 이 부회장의 신성장 사업 가속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커넥티드카용 전장사업 시장은 지난해 450억달러에서 오는 2025년 1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해왔었다. 여기에 인포테인먼트·텔레매틱스 등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하만이 결합되면서 큰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역시 그간 관련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들을 보여왔다.

LG전자 VC사업본부는 올 3분기 674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액수다.

최근 LG전자는 중국 난징 자동차부품 공장을 완공하고 구동모터, 인버터, 배터리팩 등 11개 핵심 부품 양산에 착수했다. 이 부품들은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브랜드 '쉐보레 볼트'에 공급된다.

LG전자와 GM는 볼트 개발 초기부터 협력하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볼트의 성공을 통해 전장부품 시장에서 고객사 확대에 나서겠다는 게 LG전자의 전략이다.

실제 구본무 LG 회장은 최근 방한한 중국 '지리' 자동차 최고경영진을 만나 전장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전장사업 성공 위한 M&A는 필수"

LG화학∙LG이노텍∙LG디스플레이의 선전도 눈 여겨 볼만 하다.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올해 1조2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 LG이노텍은 3분기 전장사업에서 208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LG디스플레이 역시 3분기에 전년 대비 30% 성장한 90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LG전자 관계자는 "GM 쉐보레 볼트용 부품이 양산되며 매출이 41% 가량 증가했다"며 "인포테인먼트 신사업과 전기차 부품 성장세로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양질의 M&A 필요성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양대 미래자동차학과 박장현 교수는 "전장사업은 높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M&A 없이 바닥부터 시작하기가 불가능하다"며 "삼성과 LG가 가전제품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자동차부품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부품업체 M&A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M&A가 이뤄진다고 해도 사업 성과로 이어지거나 다른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내는 데에는 일정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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