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안은혜 기자]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 5년이 지났다.

지난 5년 간의 한-EU 간 경제적 교류에 의한 성과는 관세 이슈와 수출인증제도, 투자 규범 등에 대한 보완점은 있지만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FTA 국제통상분야 전문가인 정인교 인하대학교 대외부총장에게 한-EU FTA의 지난 5년과 앞으로의 5년에 대해 들어봤다.

◆ 한-EU FTA, 對 EU 수출 감소의 완충 역할

Q. 한-EU FTA 발효가 갖는 의의가 뭔가

== EU는 세계 최대 경제 블록이고 우리나라의 시장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입니다. 한-EU FTA를 통해 선진 경제지역과의 경제 관계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지난 5년 간의 한-EU FTA 성과는 어땠나

== 여러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FTA의 기본 이론과 마찬가지로 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품목에 대해서는 무역거래가 굉장히 활성화 됐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보다는 EU가 선진 지역이기 때문에 지난 5년 간의 FTA를 통해 선진권의 경제 시스템을 국내에 정착시켜왔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봐야 합니다.

Q. 주요 품목별 눈에 띄는 수입∙수출 현황은 어떤가

== EU 지역이 재정 위기를 겪었고 아직도 위기의 상처가 깔끔하게 치유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대 EU 수출은 협정 전보다 줄었습니다. 하지만 대 EU 수출 감소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며, 경쟁국인 일본, 중국에 비해서는 덜 줄었습니다.

그나마 한-EU FTA가 있었기 때문에 대 EU 수출 감소의 완충 역할을 해줬다고 봐야 합니다.

수입에 있어서는 생각보다 많이 증가했습니다. 때문에 일부 한국이 손해를 봤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EU 수입 증가는 FTA 영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환율 효과가 컸습니다. 환율은 FTA와 무관한 것인데 EU의 재정 위기로 인해 유로화 가치가 많이 떨어져 외부 변수 효과를 봤던 거죠.

전체적으로는 FTA 수혜 품목 거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는 점, 상대국에 비해 대 EU 교역이 양호하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무역 통계를 읽어야 한다고 봅니다.

Q. 한-EU 각 경제 블록이 FTA를 통해 얻은 경제적 이점은 뭐가 있나

== 특히 EU는 전 세계적으로 투자를 많이 하는 지역입니다. 실제 EU로부터 우리나라의 투자도 많구요. 한-EU FTA가 발효됨으로써 EU 측의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유치에 기여한 점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대 EU 수입 증가의 배경으로는 일본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산 원자재나 부품을 많이 써왔는데 한-EU FTA 이후 EU산 원자재로 전환된 것이 들어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부품 조달 관련해서는 한-EU FTA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U의 경우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수출 증가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무역 통계에서도 나타났듯이 EU가 우리나라보다 무역상 혜택을 더 봤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한-EU FTA로 인해 체코 등 동유럽 국가의 투자 활성화를 이뤘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양국 간 무역 투자 측면에서 보다 더 긴밀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중소기업 위한 수출인증제도 완화 필요”

Q. 관세인하와 가격인하 효과에 대한 차이가 있던데, 한-EU FTA에 대한 국내 소비자 인식은 어떤가

== 관세가 10% 떨어졌다면 수입품 가격도 10% 떨어져야 관세 효과가 소비자 가격에 반영돼 ‘FTA 효과가 있구나’라고 소비자들은 체감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유럽에서 들어오는 품목의 일부는 FTA 관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가격이나 수입가격은 꿈쩍도 하지 않거나 오히려 증가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는 국내 수입 시장의 특성입니다.

명품 가방은 비싸야 더 잘 팔립니다. 이 같은 왜곡된 소비 문화로 인해 수입판매업자들이 가격을 낮출 수가 없게 되는 겁니다. 이런 부분에서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합니다. FTA와 상관 없이 특정 명품 브랜드의 판매 가격은 한국이 제일 높습니다.

유럽에서 들어오는 품목에 따라 소비자들의 생각보다 가격이 인하되지 않아 FTA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와인의 경우 수입 단가가 1만원이어도 국내에서 유통되면서 주세, 창고 보관료 등의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에 가격이 올라갑니다. 따라서 수입 단가와 소비자 가격을 바로 비교하기는 어렵죠.

관세 인하는 수입 단가에서 몇% 떨어지는 것이고, 국내 들어와 판매될 때는 여러 가지 비용이 추가되기 때문에 가격인하 효과가 없어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또 한가지는 한-EU FTA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품은 유럽에서 만들어진 제품만 해당됩니다. 유럽 제품이더라도 유럽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제품은 FTA 혜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처럼 특정 품목이 FTA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그 베이스가 무엇인지 잘 보고 분석해보면 FTA로 인한 소비자 이익도 상당 부분 실현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한-EU FTA의 개선점은 없나

== 한-EU FTA 자체는 전체적으로 잘 짜여진 협정이기 때문에 개선점 보다는 보완점을 몇 가지 들자면 첫 번째로는 한미 FTA에 비해 부족한 점이 ‘투자 규범’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한-EU FTA에서는 수출인증제도인 AEO(Authorized Economic Operator, 성실무역업체)제도를 중요 요건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AEO 취득이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AEO제도에 대한 예외 또는 완화 조치가 필요합니다.

Q. 한-EU FTA의 향후 5년을 전망한다면

== 유럽 경제가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고 지역 경제 전체로 보면 개선이 되는 추세에 놓여있기 때문에 앞으로 EU경제가 활성화되면서 한-EU FTA를 통한 한국 상품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유럽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져 선택권을 확장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품목에 따라 FTA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있습니다만 시간이 가면 관세 철폐되는 품목이 많아질 것이고 이에 따른 소비자 후생을 체감할 수 있는 품목도 향후 5년 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정인교 인하대학교 대외부총장은?

FTA 국제통상분야 전문가로, 칠레∙일본∙싱가포르∙아세안∙미국∙EU 등과의 FTA 협상에 공식협상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FTA 팀장), KOTRA 사외이사, 국회 입법지원위원, 관세심의회 위원, 동아시아비전그룹(EAVG)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APEC, WTO DDA, 동아시아 경제협력 등 통상분야에 대한 다수 연구저서 발간∙국제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농림식품축산부, 외교부, 대한상공회의소 등 대외통상 관련 부처와 기관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