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스코 '미르·K재단 59억 출연' 해명 뭉개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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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포스코 '미르·K재단 59억 출연' 해명 뭉개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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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포스코(회장 권오준)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59억원에 대해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의혹을 키우고 있다. 

포스코는 미르재단에 30억원을 사전심의 없이, 출연약정을 하지 않은 K스포츠재단에는 19억원을 각각 출연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해당행위가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주의 이익에 큰 손해를 끼쳤고 제3자에게 재산상의 이득을 줬기 때문이다.

현 정권의 숨은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가 두 재단에 개입돼 있는 만큼 '청와대 강압' 소문도 무성하다. 하지만 그 어떤 사유라도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출연은 심각한 배임 행위에 해당된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책임선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미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스코는 미르재단의 경우 30억원을 출연할 때 재정·운영위원회의 사전심의 없이 2015년 11월 6일에 개최된 이사회에서의 의결만으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10억원을 초과하는 기부 찬조에 대한 사전 심의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르재단의 출연 자체가 심각한 '규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컨슈머타임스는 진위여부 파악을 위해 포스코 측에 통화 연결을 시도했다.

27일 오후 최모 차장과 연락이 닿았으나 "현재 해당 사항을 조사하고 있어서 정확한 대답은 확인 후 다시 연락을 주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후 4시간 이상 답변은 듣지 못했다.  

해당 부서로 다시 확인 전화를 걸었다. 다른 직원을 통해 최 차장이 부재중이라는 소식만 전달받았다.

다음날 수차례의 전화 끝에 다시 연결된 최모 차장은 뜻밖의 말을 꺼냈다. "나는 해당 사건의 담당자가 아니다"라며 "강모 과장이 해당 사안에 대한 답변을 준비했으니 통화를 해보라"고 제안했다. 

문제는 전화를 넘겨 받은 강모 과장 역시 "담당자는 내가 아니라 다른 부서(에 있다)"라며 입을 굳게 닫았다는 점.   

강모 과장은 해당 부서와 담당자를 알려달라는 기자의 요구에 "해당 부서가 어디고 담당자가 누군지 잘 모른다"며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다. 

포스코 측이 직원들의 입단속을 시킨 것이라는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측의 공식적인 답변은 결국 듣지 못했다. 

포스코는 한때 국민기업이었다. 하지만 최근 전·현직 경영진들의 '라면상무', '골프장 폭언' 사건 등으로기존에 쌓았던 기업의 도덕성과 신뢰성에 심각한 균열이 생겼다.

지난 5일 황은연 포스코 사장은 "포스코그룹 임직원들은 갑의식 타파를 위한 첫걸음이 역지사지의 자세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존중과 배려를 체화해주길 바란다"며 연설했다. 하지만 최근 '자금 출연' 의혹에한 무책임한 대응을 보면 뭐가 달라졌는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포스코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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