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동부 '반도체 파운드리' 주도권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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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동부 '반도체 파운드리' 주도권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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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 등 관련 산업 성장 '청신호'…소품종 대량생산 전략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동부하이텍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위탁생산(파운드리) 시장 경쟁이 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물인터넷 등 관련 산업이 성장하며 신생·소규모 전자 기업들의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새 먹거리 발굴' 움직임이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화권 업체들이 빠르게 반도체 시장을 잠식 중인 가운데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한 국내 업체들의 차별화 전략 마련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 삼성∙SK∙동부, 파운드리 사업 강화 '박차'

11일 IT∙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동부하이텍 등이 최근 앞다퉈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고 나섰다.

파운드리란 반도체 생산라인을 갖추고 팹리스(생산라인이 없는 반도체 설계회사)로부터 반도체 생산을 위탁받는 업체를 뜻한다. 반도체 제조설비 보유를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팹리스들은 파운드리 업체를 통해 제품을 발주한다.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470억 달러에서 2019년 약 61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며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중국 상하이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팹리스 업체들에게 반도체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애플, 퀄컴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소품종 대량생산 위주 파운드리 사업을 진행하던 삼성전자의 기존 전략에서 크게 달라진 행보다.

또 삼성전자는 중소 규모 업체에도 파운드리 공장을 개방하기로 하는 등 잠재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영업에 한창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파운드리사업팀은 7nm 생산시설 확충을 마무리 짓고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박성욱 대표가 직접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며 고객사 확보에 힘쓰는 모습이다.

올해 초 단행한 인사·조직개편을 통해 미래기술부문 산하 시스템IC(집적회로) 생산라인과 신사업부가 파운드리 사업부로 통합됐다. 또 비메모리 분야 전문 인력도 대거 영입했다.

SK하이닉스는 시스템반도체 소량생산 체제를 갖추기 위해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청주 M8 생산시설을 앞세워 파운드리 사업 강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하이텍은 종합 반도체 회사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다른 순수 파운드리 회사다. 설립 당시 미국 IBM과 제휴를 맺고 D램 사업을 추진했으나 외환위기로 인해 중단됐고 동부하이텍은 2001년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로 주력 사업을 선회했다.

이후 동부하이텍은 사업 규모를 늘려 지난해 매출 6666억원, 영업익 1250억원의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동부하이텍이 올해 약 7130억원의 매출을 거둬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순위에서 9위에 자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문제는 3사 모두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라는 점, 소규모 전자 기업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나섰다는 점이다. 3사 모두 동일한 전략을 가지고 있는 만큼 업체 간 경쟁이 더욱 격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저가 위탁생산시장에서 중화권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차별화 전략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 발전기금을 마련해 2026년까지 약 175조원을 파운드리, 팹리스 등 반도체 생태계 전체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 "정부도 적극 지원방안 마련해야"

삼성전자 관계자는 "소량 주문하는 팹리스 고객사를 다양하게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뿐 아니라 정부도 파운드리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학계 관계자는 "한국 반도체 산업은 메모리 반도체에 치중돼 있었다"며 "반도체 산업의 중요 기반인 파운드리 시장이 확장된다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단히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막대한 자금력과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반도체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며 "정부도 앞으로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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