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제국의 부활' 티볼리 앞세워 과거 영광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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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제국의 부활' 티볼리 앞세워 과거 영광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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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상반기 '흑자 전환'…IMF 이후 연속된 위기 무사히 넘겨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쌍용자동차가 9년 만에 상반기 흑자를 실현했다. 2016년 상반기 매출 1조7772억원, 영업이익 274억, 당기순이익 204억원의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1990년대 쌍용차는 '코란도'와 '무쏘' 등으로 우리나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의 절대 강자였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과 2000년에 들어서 쌍용차는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막대한 적자로 대우를 포함한 여러 회사로 경영권이 이동되며 2000년대 후반까지 최악의 위기 상황을 겪었다.

2010년 쌍용차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했다. '코란도C', '코란도 스포츠' 등 다양한 시도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해 '티볼리'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선보이며 다시 자동차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 '드럼통 버스'로 해외 진출…이제부터 쌍용차입니다

1954년 1월 25살의 청년 하동환이 세운 '하동환 제작소'가 쌍용차의 시작이다. 그는 마포구 창천동 집 앞마당에 천막 공장을 짓고 '드럼통 버스를 생산했다. 미군이 쓰던 트럭을 분해해 망치로 편 드럼통 철판을 붙여서 버스를 만든 것이다.

1963년 하동환 제작소는 동방자동차공업주식회사에 합병됐다. 1966년 'HDH R-66' 버스를 브루나이에 국내 최초로 버스를 수출했다. 이듬해에는 신진자동차공업과 업무제휴를 맺으며 대형 버스를 베트남에도 수출했다.

동방자동차공업주식회사는 1977년 동아자동차로, 신진자동차공업은 1979년 신진자동차로 상호를 변경했다. 신진자동차에서는 지프를 생산하고, 동아자동차에서는 버스를 생산했다.

두 회사가 합친 것은 1984년 12월이다. 신진자동차는 1981년 상호를 거화로 바꾸고 1983년 지프 차량을 'Korando'라는 상표로 생산했다. 이듬해 거화는 동아에 인수되며 한집 생활을 시작했다.

'코란도 85'시리즈와 '동아 에어로 버스'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고속버스를 미국에 수출하고, 코란도를 일본에 수출한 시기가 그때쯤이었다.

잘나가던 동아자동차를 1986년 11월 쌍용그룹에서 인수, 1988년 쌍용자동차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제부터 쌍용자동차입니다' 서울올림픽과 함께 쌍용차는 세상에 이름을 알리며, 쌍용그룹 김석원 회장의 지시에 따라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었다.

'코란도훼밀리'를 출시하며 세계에 수출하던 쌍용차는 1993년 독일 벤츠와 기술제휴로 4WD SUV '무쏘'를 출시했다. 1996년에는 '뉴코란도'를 출시하며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4WD 메이커로 자리 잡았다.

쌍용차는 무쏘와 코란도로 국내 4WD 시장을 주도했지만, 경영에서는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과감한 투자와 신차개발로 1992년부터 적자가 쌓이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1997년 IMF 위기를 버티지 못하고 쌍용그룹은 11년 만에 쌍용차를 대우그룹에 넘겼다. 1998년 1월부터 쌍용차가 대우자동차에 합병되며, 무쏘와 코란도의 엠블럼이 대우 엠블럼으로 바뀌었다.

   
 

◆ 적자·IMF…상하이 자동차 인수 '후폭풍'

자동차 애호가들은 '대우 엠블럼'이 쌍용차에 정말 안 어울렸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쌍용차가 대우 엠블럼을 달고 생산되는 기간은 길지 않았다. IMF의 여파가 대우그룹까지 미쳤기 때문이다.

1999년 유동성 위기로 대우그룹이 공중분해 되며 쌍용차는 독자적으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2000년 당시 경영권은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현 신한은행)으로 넘어갔다.

조흥은행은 GM, 푸조-시트로엥 등 여러 곳에 쌍용차 매각을 진행했으나 제대로 성사되지는 않았다. 당시 회사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밤낮없이 개발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무쏘 스포츠'와 '렉스턴' 등의 신차를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잠시 흑자를 보이기도 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4년 쌍용차는 중국 '상하이 자동차'에 매각됐다. 당시 임직원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상하이 자동차에 매각된 뒤로 쌍용차는 예전의 역동성을 잃었다. 결국 SUV의 주도권도 현대차에게 빼앗겼다. 중국차라는 이미지에, 코란도라는 스테디셀러까지 없애고, 게다가 경윳값마저 상승하며 쌍용차는 결국 완전히 몰락해버렸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결국 상하이 자동차는 쌍용차를 포기했다. 2009년 초 다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이다. 당시 업계 일각에서는 상하이 자동차가 쌍용차의 기술만 빼 먹고 회사를 버렸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당시 정부는 쌍용차의 원활한 매각을 위해 노동자들에게 무더기 해고 통지서를 보냈다. 이에 노동자들은 2009년 5월부터 2개월 넘게 '옥쇄파업'을 통해 강경하게 대응했다. 결국 2010년까지 23명의 노동자가 자살하는 등 극단적인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2010년 인도 최대의 자동차 제조회사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인수하기로 했다. 연구진들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코란도를 개발했으며, 생산도 안정화되기 시작했다.

◆ 끈기의 승리로 기적의 회생을…"저력이 있는 회사"

2011년 코란도C, 2012년 코란도 스포츠가 나오며 쌍용차는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체어맨'과 렉스턴도 계속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

결국 2013년 판매 14만5649대, 매출 3조4849억원을 달성하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모기업인 마힌드라 그룹 역시 9억달러(약 1조)를 기술개발에 투자한다고 선언했다. 노사관계도 좋아져 455명의 무급휴직자가 복직하기도 했다.

2015년 티볼리 브랜드는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17개월 만에 10만대 생산을 돌파하며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쌍용차는 티볼리 브랜드의 판매 증가세로 지난해 4분기 이어 올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지난 2007년 상반기 이후 9년 만의 상반기 흑자 실현이기도 하다.

영업 이익도 지난 1분기 81억에 이어 2분기에도 193억의 이익을 실현해, 상반기에 274억 원의 영업이익과 204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임직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기적의 회생'을 이뤄낸 것이라고 평한다.

자동차 업계에 정통한 전문가는 "쌍용차 임직원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현재 티볼리 등 많은 차량이 해외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며 "쌍용차는 4WD와 SUV 시장을 주도해나갈 저력인 있는 회사"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환경문제와 디젤 조작의 영향으로 경유차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는 만큼, 쌍용차는 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며 "많은 고난을 겪은 만큼 앞으로도 잘 헤쳐나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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