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소프트뱅크 ARM 인수 '초긴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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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소프트뱅크 ARM 인수 '초긴장'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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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시장 공략 '초읽기' 국내 IT업계 '전운'…"당분간 변화 없어"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삼성∙LG전자 등 IT제품 제조사들이 일본 소프트뱅크의 ARM홀딩스(이하 ARM) 인수 소식에 '긴장' 모드로 빠져들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ARM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원천기술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사물인터넷(IoT) 시장에 거대한 경쟁자가 등장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반도체 산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 업체들에 대한 견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략이 복잡 다단해 질 것으로 분석된다.

◆ 소프트뱅크, ARM 인수로 IoT 공략 '본격 시동'

19일 IT∙전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IT·통신기업 소프트뱅크는 영국 반도체업체 ARM를 243억파운드(약 36조515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ARM은 영국에 본사를 두고 스마트 기기의 핵심 부품인 AP를 설계하고 그 지식재산권(IP)을 판매하는 업체다.

삼성전자, 애플, 퀄컴 등 거대 업체들도 자사 칩 개발을 위해 ARM 기술을 이용할 정도로 전 세계 모바일 시장에서 ARM의 입지는 확고하다. ARM의 설계는 PC를 제외한 스마트폰, 통신 등 대부분의 반도체 기본 구조로 사용되고 있다.

ARM은 AP 외에도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모뎀칩 설계,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 등을 갖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이동통신사 뿐만 아니라 IoT, 인공지능(AI), 로봇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향후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무궁무진할 것이라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모바일 시대를 거쳐 이제는 IoT로 옮겨가고 있다"며 "ARM을 인수한 것은 IoT 시대를 주도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이번 인수는 국내 IT∙전자업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삼성∙LG전자도 ARM에 로열티를 지불하며 AP를 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LG전자가 개발한 AP '엑시노스'와 '뉴클런'은 ARM의 코어텍스 설계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각 사 스마트기기에 가장 많이 탑재되고 있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AP 대부분이 ARM 설계 기반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즉 국내 제조사 스마트기기 대부분이 ARM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미다.

소프트뱅크∙ARM 연합이라는 잠재적 협력∙경쟁자의 출현은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홈, 자동차전장사업 등 IoT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LG전자에게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IoT 시장이 연평균 38.5%의 높은 성장을 이루는 가운데 소프트뱅크의 판단에 따라 시장 상황이 급격히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자사 모바일 칩의 미래를 위해 이번 인수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ARM-중국 반도체 업체 간 협력 예의주시 해야"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ARM과의 협업과 거래에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아직 인수가 완전히 종료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정지을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IT기기 제조사들이 이번 소프트뱅크의 ARM 인수 이후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변화에 대해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IT 학계 관계자는 "ARM 인수로 인해 많은 IT기기 제조사들이 소프트뱅크와 협력해야 하는 부분이 생겼다"며 "당분간은 큰 변화가 없을 테지만, 소프트뱅크가 노리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쉽게 예단할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손정의 사장은 중국 쪽 인맥도 넓기 때문에 중국 반도체 업체들을 이용해 ARM 라이선스 제품들을 싸게 내놓을 수도 있는 만큼, 중국의 변화를 예의주시 해야 한다"며 "중국에서 반도체 투자를 활발히 함에 따라 중국 기업의 ARM 인수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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