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좌석 입찰' 수익원 확보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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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좌석 입찰' 수익원 확보 꼼수?
  • 안은혜 기자 aeh629@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7월 22일 0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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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여행사 기회 제공' 취지 무색 여행사들 비난 거세
   
 

[컨슈머타임스 안은혜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진행한 '성수기 항공 좌석 입찰'이 수익원 확보를 위한 사실상 '꼼수'라는 비난이 여행업계 내부에서 강하게 일고 있다.

중소 여행사들 사이에서는 '기회가 생겼다'며 향후에도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이나 대형사들은 '역차별'에 불과하다며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입찰 결과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의혹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전례가 없었던 행사라 부작용 가능성을 타진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 20개 노선 입찰 제도에 여행사들 '부정적'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여름 성수기와 추석 연휴 기간 항공 좌석을 '하드블럭' 계약 조건으로 선판매 하는 입찰을 진행했다.

하드블럭은 일부의 좌석을 여행사에서 미리 항공사로부터 구매해 놓는 것을 말한다. 여행사는 재고를 항공사로 떠 넘기지 못하고 책임져야 한다.

통상 일정 규모 이상의 여행사는 수요가 뒷받침되는 성수기 시기에 수익을 높이기 위해 하드블럭 계약을 체결한다. 실제 수요가 예상에 못 미쳐 남는 티켓은 이른바 '땡처리' 항공권으로 판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입찰로 내놓은 노선은 일본과 중국 각각 6개, 동남아 7개, 대양주 1개 등 총 20개다.

여행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의 새로운 좌석 영업 방식에 대해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아시아나 측은 '중소 여행사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밀고 있지만, 좌석 입찰로 인해 좌석 가격 상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이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이 같은 영업정책을 실시했다는 힐난도 적지 않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입찰 제도의 취지는 '중소 여행사에 기회 제공'이라고 하지만 항공사가 최소한의 수익을 더 가져가기 위해 여행사들끼리 입찰 경쟁을 통해 더 높은 가격을 써 내라는 것"이라며 "그 동안의 거래 관계 등이 무시된 상황에서 입찰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타 항공사 관계자 역시 "(좌석 입찰은)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측의 수익 확보를 위한 방안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전체 노선이 아니라 7월 말~8월 초 극성수기 단체 고객을 대상으로 좌석을 일부 제공하는 것"이라며 "패키지 고객에 판매하는 것이 개인에게 판매하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여행사에게는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 여행사에도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지,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함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중소 여행사는 성수기 항공 좌석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입찰 판매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 입찰 제도 지속성 '불투명'

아시아나항공이 업계 처음으로 실시했던 성수기 항공 좌석 입찰의 '결과'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여행업 관계자는 '이번 입찰이 사실상 실패인 것으로 보인다'며 부정적인 반응이다.

실제 입찰 참여율이 매우 저조했던데다 입찰 진행도 순조롭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입찰 제도 자체가 다시 시행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것.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올해 처음 실시했기 때문에 미수 건이 있을 수도 있다"며 "(30일 입찰이 마감되고) 현재 세부 계약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여행사가 얼마의 입찰가격을 제시했는지 등은 영업 대외비라서 공개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향후 항공 좌석 입찰 판매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말 할 단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입찰을 두고 한국여행업협회에 소속된 11개 여행사들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대규모 여행사 여러 곳도 아시아나항공의 중소 여행사 기회 제공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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