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티 디젤' 파고 뚫은 BMW 520d '위풍당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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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디젤' 파고 뚫은 BMW 520d '위풍당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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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조사 20개 경유차 중 유일 '클린 디젤'…기술력 재조명
   
 

[컨슈머타임스 양대규 기자] "'BMW 520d'는 향후 경유차 업계가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A 완성차 업체 관계자)

BMW 520d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불거진 '더티 디젤' 논란을 비웃듯 '위풍당당'한 판매실적을 거두고 있어 주목된다.

폭스바겐과 닛산 등이 디젤차 배기가스를 임의로 조작하다 덜미를 잡혀 존폐 기로에 선 상황과 정면으로 대조되고 있다.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가 핵심이다.

◆ 경유차 시장 급속 위축

2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시장을 견인하던 경유차 시장은 더티 디젤 사건 여파로 급속히 쪼그라 들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의 경유차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7% 감소한 4만9753대에 머물렀다. 전체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73%에서 63%로 떨어졌다. 경유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BMW코리아의 분위기는 이와 사뭇 다르다.

4월에만 4040대를 팔아 치우며 수입차 업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동월 대비 6.4% 증가한 수치다. 이 중 520d는 BMW 보유 차종 중 가장 많은 742대나 팔려 나갔다. BMW코리아의 판매 실적을 사실상 견인했다는 평가다.

주행 중 발생되는 배기가스량이 경쟁사들 차종과 비교해 현격히 낮다는 환경부의 최근 조사 결과는 520d 판매에 더 큰 탄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험 대상 20개 경유차 중 '인증기준 이내'를 기록한 유일 차종에 이름을 올렸다.

520d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0.07g/km로 환경부 인증기준(0.08g/km)을 하회했다. 재규어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가 0.13g/km로 뒤를 이었으나 기준에는 부합하지 못했다.

닛산 '캐시카이'는 20.8배(1.67g/km), 르노삼성 'QM3'는 17배(1.36g/km)로 각각 대기 오염물질을 심각하게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MW고유의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가 '일등공신'이었다. 이 장치는 배기가스를 1번 더 엔진으로 돌려 연소시키는 장치다.

익명을 요구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BMW 520d가 인증기준을 통과한 이유는 고온에서도 배기가스 재순환장치가 꺼지지 않게 설계했기 때문"이라며 "다른 경유차는 보통 엔진룸 온도가 50℃ 내외일 때 장치가 꺼졌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문제된 캐시카이는 35℃에서 작동이 멈췄다는 후문이다.

▲환경부가 발표한 경유차 도로주행 시험 결과

◆ "10여 년간 축적된 기술력의 결과"

배기가스 재순환장치가 작동하면 엔진 출력과 연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온도에서 작동이 중단되도록 닛산이 '꼼수'를 부린 이유다.

BMW는 오랫동안 배기가스 재순환장치를 끄지 않고 엔진을 보호하는 기술을 개발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개발비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는 회사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BMW 관계자는 "지난달 독일에서 경유차 63만대를 대규모 리콜했지만 BMW만 유일하게 (리콜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배출가스를 절감하면서 연료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10여 년간 축적된 기술력의 결과"라고 말했다.

BMW는 올 한해 친환경 모델에 대한 장기적 전략을 내세웠다. 올해 안에 '3시리즈'와 '7시리즈', 'X5' 등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하며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검증된 경유차 기술력이 공격적인 제품군 확대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업체 관계자는 "더티 디젤 사건들로 수입차 시장이 많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BMW 520d는 향후 경유차 업계가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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