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구글 '조립식 스마트폰'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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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구글 '조립식 스마트폰'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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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된 글로벌 모바일 시장 '새바람'…"비주류 제조사 기회"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LG전자와 구글이 사용자 취향에 따라 동작구성 변경이 용이한 글로벌 '모듈·조립식 스마트폰' 시장에서 정면 충돌했다.

관련 신제품들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부품 제조사들 사이에서도 때아닌 '활황' 기대감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는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 일대 혁신을 일으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전문가들의 기대감도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 LG전자·구글·모토로라 등 '출사표'

26일 IT∙전자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개최한 개발자회의에서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를 공개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스크린, 프로세서, 배터리, 카메라 등 모듈을 직접 선택해 조립할 수 있는 게 특징. 이르면 내년 중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구글은 모토로라를 레노버에 매각하면서도 아라와 관련된 프로젝트는 그대로 산하에 남기며 2012년부터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

LG전자도 지난 2월 세계 최초 모듈식 스마트폰 'G5'를 내놓으며 카메라, 음향 등 확장 모듈을 출시했다. G5는 최근 판매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론칭 당시 전작인 'G4'의 3배가 넘는 판매량을 보이며 실적부진에 빠진 LG전자 MC사업부의 돌파구로 떠올랐다.

모토로라도 내달 중 G5와 유사한 모듈식 스마트폰을 내놓을 전망이다. 도시바는 이미 아라에 탈∙부착할 수 있는 카메라 모듈 개발에 나섰다.

이러한 모듈∙조립식 스마트폰이 통상 2년 주기로 휴대폰을 교체하는 기존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성능·기능 평준화로 인해 정체를 겪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는 향후 모듈∙조립식 스마트폰 시장이 2018년까지 최대 800억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 모듈∙조립식 스마트폰의 가장 큰 장점은 합리적인 가격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만 골라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휴대폰을 통째로 바꿀 필요없이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용이하고 고장난 모듈을 교체해 자가수리를 시도할 수도 있다.

반면 시장 초기인 만큼 단점도 명확하다. 특히 낙하 등 충격에 취약해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꼽힌다. 기존 스마트폰 모듈과는 완전히 다른 물리적인 설계∙제작과정이 필요해 제조도 까다롭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은 지난 3월 미디어 체험행사에서 "G5와 결합되는 탈착식 배터리 모듈과 주변기기를 차기 스마트폰에 적용시킬 수 있도록 검토 중"이라며 "LG 프렌즈(G5 확장 모듈과 그 기능을 이용하는 전용 액세서리)를 다양하게 활성화 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어느 정도 방향을 잡고 외부 개발자들이 상품화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면 다양한 모듈이 폭발적으로 개발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외부 제조사들의 모듈 제작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놨다.

◆ "모듈별 전문화∙개발 활발해질 것"

구글은 저가형부터 초고가형 제품까지 모든 소비자층 공략에 나선다. 각 소비자들에게 필수적인 기능의 모듈만 장착해 기기를 보급함으로써 수요를 늘리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모듈∙조립식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이 조립식 PC시장과 유사하게 변화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한양대 경영학과 장석권 교수는 "향후 스마트폰 시장이 모듈 별로 전문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PC가 일체형에서 조립식으로 부품화된 사례처럼 스마트폰의 경우에도 가격이 대폭 하락하고 사용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의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그러나 삼성이나 애플 같은 대기업의 경우 수익성이 떨어질 것을 염려해 스마트폰을 일체형으로 판매하는 것에 집중하려고 할 것"이라며 "부품화가 진행됐을 때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떨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상대적으로 비주류에 위치한 제조사들의 모듈 개발시도가 활발해질 전망"이라며 "LG G5의 경우 일체형 디자인을 살리면서도 부가기기를 부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제품으로 제조사와 관련 업계 간 윈윈할 수 있는 형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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