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리퍼블릭 '오너리스크' 증시 상장 '발목'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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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리퍼블릭 '오너리스크' 증시 상장 '발목' 잡나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4월 29일 0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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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원정도박 '구속' 정운호 대표…女 변호사 폭행, 로비 '일파만파'
   
▲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원정 도박 혐의로 구속 중 담당 변호사를 폭행해 물의를 빚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네이처리퍼블릭이 정운호 대표의 해외 원정도박에 이은 변호인 폭행∙법조계 로비 등 '오너리스크'에 발이 묶여 긴 한숨을 내쉬고 있다.

연내로 전망되던 상장 일정이 다시 불투명해지면서 토니모리∙잇츠스킨 등 경쟁사들이 빠르게 사세를 키워나가는 것을 '구경'만 하는 처지가 됐다.

◆ 2014년부터 준비해온 상장, 오너리스크에 기약 없어…

28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5위 기업인 네이처리퍼블릭의 상장 일정이 '오너 리스크'로 차질을 빚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2014년 11월 대신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해 상장을 목표로 같은 해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정운호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고 10월 구속 기소되면서 상장 준비 작업은 무기한 연기됐다.

비슷한 시기 상장을 추진했던 경쟁사 잇츠스킨과 토니모리가 모두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성공한 것과 대조적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중국∙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에 활용할 예정이었으나, 상장이 지연되면서 해외 진출∙투자도 발이 묶였다.

이달 중순께만 해도 '오너리스크'는 일부 해소되는 듯 했다.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정 대표가 이달 초 2심에서 징역 8월로 4개월 감형되면서다. 항소하지 않으면 정 대표는 6월 출소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업계에서는 정 대표 출소 이후 네이처리퍼블릭의 상장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정 대표가 구치소 내에서 변호사를 폭행, 사건은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네이처리퍼블릭으로서는 또 한번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게 된 것이다.

정운호 대표는 최근 자신의 여성 변호인을 접견 중 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문제는 이를 계기로 법조계 로비 의혹까지 불거지는 등, 사건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자신을 폭행 혐의로 고소한 변호사가 보석을 명목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받아갔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이 과정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수임료가 논란이 됐다. 이후 이 돈이 '전관로비' 명목이라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대법원 등이 수사에 착수한 상황.

사건 '불똥'이 법조계 전반으로 튀면서 네이처리퍼블릭의 이미지에도 먹칠을 한 모양새다.

증권업계 등을 중심으로 네이처리퍼블릭의 연내 기업공개(IPO)가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오너의 도덕성 문제는 한국거래소가 IPO 심사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 "좋은 기업, 오너 리스크와 분리될 필요"

네이처리퍼블릭은 국내 7대 화장품 기업 중 유일한 비상장사로 그간 상장 이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졌지만, 논란이 잠잠해질 때까지 '재기'가 어렵게 됐다는 분석이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IPO 일정은 지연되고 있으나 진행 중이며, 최적의 시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 관계자는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부터 상장 지연 이유에 대해 '시장 불확실성' 등을 들고 있지만, 오너의 도덕성이나 평판이 상장 시 고려 요소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상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런 문제가 터졌을 때 전문 경영인을 들이는 등, 좋은 기업이 오너 개인의 부도덕성과 같은 문제와 완전히 분리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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