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가습기 살균제 피해보상"…옥시 '연락두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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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가습기 살균제 피해보상"…옥시 '연락두절'
  • 김동완 기자 dwkim@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4월 18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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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가습기 살균제 피해보상"…옥시 '연락두절'

[컨슈머타임스 김동완 기자] 롯데마트에 이어 홈플러스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 보상에 나선다.

홈플러스는 18일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며 피해자들의 아픔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향후 검찰의 공정한 조사를 위해 최대한 협조하고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검찰 수사 종결 시 인과관계가 확인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마트는 관련 업체로서는 최초로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보상 방침을 발표했다.

홈플러스는 롯데마트의 이 같은 행보에 자극 받은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금까지 회사를 상대로 제기된 민사 소송 4건에 대해 합의하는 내부적으로 해결 노력을 해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26일로 예정된 김상현 대표의 기자 간담회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오면 공식 사과나 보상 원칙 등을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지난 2004년 말부터 2011년까지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라는 이름으로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성분 제품을 판매했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신고가 접수된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례 가운데 홈플러스 제품을 사용해 폐 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피해자는 모두 15명이다.

반면 다른 관련 업체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함구하거나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PHMG 공급사인 SK케미칼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질문에 '검찰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답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옥시레킷벤키저 등에 PHMG 원료를 공급한 SK케미칼은 2003년 호주 수출 당시 'PHMG를 호흡기로 흡입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현지 정부에 제출했으며 국내 제조사에도 흡입 경고 문구가 담긴 물질안전보건자료(MSDS)를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옥시는 2001년 동양화학그룹 계열사이던 옥시 생활용품 사업부를 인수한 뒤 문제가 된 PHMG 성분이 든 살균제를 제조·판매했다.

시민단체는 가습기 살균제로 사망한 146명 가운데 103명이 옥시 제품을 쓴 것으로 보고 있다.

옥시는 논란이 불거진 뒤 2011년 말 주식회사를 유한회사로 변경했으며 실험보고서를 은폐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건 파장이 커지자 가습기 살균제를 생산·판매해온 기존 법인을 해산한 뒤 주주·사원, 재산, 상호만 그대로 남겨두고 완전히 다른 법인을 신설했다.

파산했을 때 주주와 사원의 책임이 제한되는 유한회사는 외부감사와 공시 의무에서 벗어난다. 때문에 주식회사보다 폐쇄적인 성격을 띤다. 조직 변경 사실이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이유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옥시가 조직을 변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사건의 인과관계가 확인돼도 법인 차원의 처벌을 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2014년에는 사명에서 옥시를 완전히 빼고 레킷벤키저의 앞글자만 따 이름을 RB코리아로 바꿨다. 데톨·개비스콘·물먹는 하마·비트 등의 브랜드를 여전히 국내에서 전개하고 있다. 

검찰은 옥시 관계자를 19일 참고인으로 출석시켜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옥시 측의 법인 고의 청산, 연구보고서 조작, 유해성 은폐 시도 등 지금까지 드러난 각종 책임 회피 의혹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옥시를 시작으로 PHMG나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를 원료로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롯데마트, 홈플러스, 버터플라이이펙트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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