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팬택, A/S 불만폭주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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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회생' 팬택, A/S 불만폭주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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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지점부족' 장기화 '무늬만' 예약…자금압박 원인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팬택의 스마트폰 '베가 아이언2'를 사용하고 있는 직장인 박모(서울 영등포구)씨는 최근 속이 터진다.

화면이 늦게 뜨는 것은 예사다.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는 도중에 갑자기 전원이 나가버리기도 한다. 위성항법장치(GPS) 기능은 잊은지 오래다.

서비스 센터에 방문해봤지만, 부품이 없어서 예약을 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박 씨는 "팬택 제품만을 고집할 정도로 애착이 강한 브랜드라 불편함을 감수하며 사용하고 있는데, 요즘 너무 불편하다"며 "업무에 방해를 줄 정도로 기기 이상증상이 심각해지고 있어 다른 업체 제품을 구입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센터 문 닫고 부품은 부족…원활한 A/S 불가능

법정관리에서 최근 벗어난 팬택이 '재도약'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존 팬택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애프터서비스(A/S) 정상화 요구가 상당하다.

이른바 '충성고객'들 사이에서도 불만기류가 세를 넓혀가고 있는 만큼, 팬택의 경영 정상화 과정은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충분치 않은 '실탄'이 최대 취약점이다.

팬택은 지난달 26일 15개월 만에 서울중앙지방법원의 법인회생절차(법정관리)를 종결했다.

그 직후 대표 선임을 포함한 조직 구성도 마무리했다. 신설 법인으로 다시 태어난 팬택은 내년 상반기 중 인도네시아를 주력 시장으로 삼아 중·저가형 스마트폰 수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장시간 정상궤도를 벗어나 있었던 A/S망이 곪고 있다는 점이다.

팬택 서비스센터는 올해만도 총 13개소가 문을 닫았다. 12월 현재 남아있는 센터의 수는 34개소로 그나마도 서울∙경기지역에 10곳이 집중돼 있다. 각 광역시, 도 등마다 1~2개 센터만이 있는 셈이다.

평일 일과시간에는 방문하기 어렵다 보니, 센터의 저녁이나 주말은 항상 소비자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 예약을 하지 않고 가면 번호표만 뽑고 기다리다 되돌아 오는 경우도 발생한다.

부품 수급도 원활치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가 장기간 멈춰 있었던 데 따른 부작용이다.

센터 측에서는 부족한 부품을 예약을 받아 놓고 소비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으나, 정확한 입고일자를 알 수 없는 실정이다. 현장에서 느끼는 불편은 여전하다는 의미다.

실제 오픈마켓이나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는 팬택 스마트폰들의 부품을 거래하는 게시물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설 업체를 찾아 수리를 맡기는 소비자의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팬택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출시 된지 얼마 안된 모델들은 부품 수급이 원활한 편이지만, 문제가 심각한 부분은 구형 모델들"이라며 "부품예약의 경우 빠르면 하루 만에도 수리가 가능하지만, 1달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기존 소비자들 챙겨야"

팬택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팬택을 인수한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 강창호 상무는 "제품이 오랫동안 생산이 되지 않다 보니 부품 수급에 대한 문제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쯤 국내 영업활동이 재개 되면 A/S 서비스도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수준으로 확충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정구민 교수는 "신설 팬택은 어쩔 수 없이 중·저가 시장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라며 "'루나'나 '갤럭시 J7'처럼 KT,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와 함께 시너지를 내는 방향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설 팬택에게 A/S 정상화는 미뤄둘 수 없는 사안이지만, 문제해결을 위해 막대한 자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점에서 마치 '양날의 검'처럼 인식될 것"이라며 "하지만 국내에 재진출을 하기 위해서 기존 소비자를 챙기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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