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성과주의' 총대 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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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성과주의' 총대 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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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은행들은 눈치만…지표개발 실현 가능성 '회의적'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관피아(관료+마피아)' 출신인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금융당국의 등살에 떠밀려 '성과주의' 임금체계 도입의 '총대'를 메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국민∙신한 등 타 은행들이 주저하고 있는 가운데, 김 회장의 '개인평가지표' 도입 '실험'이 실현될 수 있을 지 논란이 일고 있다.

◆ 국민∙신한은행 등 소극적…노조 합의 등 '첩첩산중'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김용환 농협 회장은 'NH핀테크혁신센터' 개소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평가지표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개인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견에 대해 김 회장은 "개인평가 부분은 아마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야 될 것"이라고 모호하게 답했다.

'내부적으로 개발 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스스로 해도 될 것"이라고 짧게 밝혔다.

이어 "개인평가를 인사, 급여 등 어떤 형식으로 활용할지는 객관적인 지표개발 이후 고민할 부분"이라며 "외국의 경우 개인이 써서 내는 것(평가)을 반영한다든지, 부서별 평가를 할당한다든지 하는데, 개인평가 지표 자체를 세심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쉽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관피아 출신인 김 회장이 금융당국의 압박에 못 이겨 총대를 멘 것 아니냐는 설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제14차 금융개혁회의를 통해 "금융사 스스로 자율책임문화,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켜 개혁을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김 회장은 임 위원장과 함께 옛 재무부 때부터 함께 했던 관료 출신이고, 임 위원장 후임으로 농협금융 회장이 됐다.

그러나 타 은행들은 지표개발 등의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직접적 개인평가방식 개발∙도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자가진단 서비스 시행을 놓고 노동조합과 갈등을 빚었었다. 영업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기개발 및 영업실적 자가진단 서비스'를 시행하려 한 것.

직원들이 영업실적과 자기계발 수준을 종합적으로 진단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였지만, 노조 측은 '저성과자 퇴출제도'라며 격렬한 반대의사를 보였다. 11월 현재 해당 제도 도입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이후 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잠정 중단된 것은 맞지만, 현장의견을 반영해 개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업무평가에 따라 임금피크 도입시기를 유동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지난 9월 노조와 합의했다. 성과가 우수할 경우 임금을 삭감하지 않고 정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개인평가를 도입하는 것이 당장은 어렵기 때문에 임피제와 성과급제를 연동한 간접적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의 경우 올해 초 핵심 성과지표를 자율경영지표로 변경했다. 각 영업점이 본부와의 협의를 통해 실제 현장에 맞는 목표를 설정, 실행할 수 있도록 했다. 영업점별로 일률적으로 부여됐던 성과목표를 현실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개인이 아닌 지점 단위인 경우에도 일괄적인 목표∙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강남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영업점과 한적한 지방 영업점은 실적에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농협이 실제 객관적인 개인평가지표를 개발한다고 해도, 이를 도입하기까지는 노조와의 합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과주의 임금체계 개편은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것"이라며 총력 저지를 선언한 상태다.

◆ "지표개발 어려워…과당경쟁으로 소비자 피해 커질 것"

농협금융 관계자는 "지표를 개발하라는 회장님의 지시를 받고 해당 부서에서 연구 중"이라며 "인사∙평가 등과 관련한 부분이라면 노조와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대표는 "단기적으로 성과가 나는 영업부서와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전반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객관적 평가지표를 개발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개인평가가 이뤄진다면, 부서장의 역할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과당경쟁으로 인한 불완전판매, 부실 대출 등 부작용이 발생해 그 피해는 금융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 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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