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해 봤어?" 정주영 도전정신·리더십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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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봐 해 봤어?" 정주영 도전정신·리더십 '재조명'
  • 이해선 기자 lhs@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11월 25일 0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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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100주년 저성장 한국경제 '경종'… 정몽구 "존경과 그리움 금할 길 없어"
   
▲ 새해 아침 휘호하는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1995년). 아산의 취미는 서예였다.

[컨슈머타임스 이해선 기자] 현대그룹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현대가를 비롯한 재계 전반에 정 회장의 기업가 정신이 재조명되고 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소를 팔아 얻은 돈 70원을 들고 상경해 국내 재계 1위의 대기업 총수로 올라선 정 명예회장은 전무후무한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 

맨땅에서 건설, 조선, 자동차 산업을 일궈낸 그의 대표적인 어록 "이봐, 해봤어?"는 저성장의 늪에 빠진 지금의 한국경제에 일침을 가하며 그의 도전정신과 리더십을 다시금 부각시키고 있다.

◆ 7전8기 생애 업적…무일푼으로 대기업 총수까지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은 1945년 해방 직후 무일푼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농사꾼 출신의 성실함을 바탕으로 쌀가게를 물려받고 단골손님에게 돈을 빌려 25세에 현대그룹의 모태인 '아도서비스'를 설립했다.

정 명예회장의 인생이 결코 '승승장구' 한 것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여러 번의 실패를 거듭했다.

그는 강원도 통천군 시골집에서 가출해 상경 하는 일도 3번을 실패하고 4번째에서야 성공했으며 처음 설립한 '아도서비스'는 며칠 만에 불이 났다.

이후 현대건설은 세운지 5개월 만에 전쟁이 났고 물가가 뛰면서 공사금액 이상의 빚을 지기도 했다.

보통 사람 같으면 사업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갔을 법도하다. 하지만 정 명예회장은 시련이 닥치면 그때마다 기지를 발휘해 극복했다. 그리고 빚을 지더라도 일을 끝마쳐 신용을 쌓았다.

한때 유행했던 광고의 카피처럼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예'라고 하는 사람. 정 명예회장은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

모두가 불가능하다 말해도 "해봤냐?" 되묻는 정 명예회장의 뚝심과 긍정적인 마음가짐, 도전정신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초석을 다졌고 지금의 글로벌 기업을 길러냈다.

비록 낙선 하기는 했지만 당시 기업인으로 최초로 대권에 도전했었고 이후 정치권의 숱한 탄압 속에서도 대북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 1978년 중동 방문 당시 기능직 사원들을 위한 운동회에 참가해 함께 노래를 부르는 정주영 명예회장.

정 명예회장은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에 관해서도 많은 교훈을 남겼고 그 신념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977년 현대건설 주식의 절반을 내놓아 설립한 아산사회복지사업재단은 당시 우리사회의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아산재단을 통해 전국에 무료 의료혜택을 베풀고 수 많은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아산재단은 현재 정 명예회장의 6째 아들인 정몽준 이사장을 통해 그 뜻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어떤 일을 시작하는 '반드시 된다'는 확신 90%에 '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 10%로 완벽한 100%를 채우지 안될 수도 있다는 회의나 불안은 단 1%도 끼워 넣지 않는다."

그의 생전 한 마디는 현재 위축된 대한민국 경제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 100주년 기념식…정·관·재계 및 언론계·학계·사회단체 한 자리에

24일 그랜드 하얏트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는 '아산 정주영 탄신 100주년 기념식'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정몽일 현대기업금융회장, 정몽원 한라 회장, 정몽진 KCC 회장 등 범 현대가 오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범 현대가의 장자인 정몽구 회장은 지난 18일 정주영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와 23일 학술 심포지엄에는 참석하지 않고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만 보냈으나, 24일 기념식은 메인 행사인 만큼 직접 참석했다.

기념식에는 범 현대가 혈족들뿐 아니라 정홍원 아산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위원장(전 국무총리)을 비롯 이명박 전 대통령,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등 정·관·재계 및 언론계·학계·사회단체 관계자가 대거 자리했다.

아산 탄신 100주년 기념사업 위원회는 '아산 100년, 불굴의 개척자 정주영'을 슬로건으로 기념 음악회와 사진전, 학술 심포지엄을 통해 정주영 명예회장의 개척자 정신과 경제·사회적 업적을 재조명해 왔다.

메인 행사인 이날 기념식은 정홍원 기념사업 위원장의 기념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축사, 기념 영상 상영,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의 회고사, 가족 대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인사말로 진행됐다.

공식석상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선친께서 이루신 필생의 업적들을 되돌아 보니 다시 한번 깊은 감회와 더불어 무한한 존경과 그리움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자손들은 선친의 뜻과 가르침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이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24일 열린 기념식에는 범 현대가 혈족들뿐 아니라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비롯 이명박 전 대통령,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등 정·관·재계 및 언론계·학계·사회단체 관계자가 대거 참석했다.
▲ 24일 기념식에 앞서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아산 정주영 명예회장 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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