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삼성전자 등 '3D 프린터' 접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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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삼성전자 등 '3D 프린터' 접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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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조직 1년 제품·기술 개발 전무…"경쟁력 갖춘 접근 필요"
   
 

[컨슈머타임스 서순현 기자] SK텔레콤∙삼성전자∙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참여한 '3D프린팅협회'가 설립 1년여 동안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 않고 있어 사업 '고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3D 프린터를 '미래 먹거리'로 선정, 집중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달리, 실질적인 기술력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 IT∙통신업계도 제조업계도 3D 프린터? '나 몰라라'

26일 IT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제조업 혁신 3.0전략'을 통해 8대 스마트혁신기술 중의 하나로 3D 프린터를 선정했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내 3D프린팅 시장을 약 76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를 올해 초부터 이미 개시했다.

'전초기지'격인 한국3D프린팅협회는 작년 6월 이미 돛을 올린 상태였다.

SK텔레콤을 주축으로 KT, 네이버,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이 회원사로 참여했다. 협회는 오는 2020년까지 1000만명의 인력 양성, 독자기술을 기반으로 한 세계시장 점유율 15% 확보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투자와 개발이 동시에 이뤄지는 안정적 형태의 사업모델이었던 셈이다.

문제는 11월 현재 당시 참여사 대부분이 국내 3D프린팅 시장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3D프린터를 향후 국가 핵심기술로 삼자는 정부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는 의미다.

SK텔레콤이 한국3D프린팅협회의 회장사로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리더를 자처하고 있으나 국내 시장에서 기술력을 담보한 실질적인 구심점은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SK텔레콤은 시제품 제작소인 'SK팹랩서울'에 3D프린터를 설치∙운영하거나 '사물인터넷(IoT) 해카톤 대회', '메이커 챔피온쉽 공모전'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으나 '반쪽'에 머무르고 있다.

실질적인 제품 제조 능력이나 연구개발 결과가 없다는 점이 통신기업으로써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회원사인 KT와 네이버도 3D 프린팅 산업을 신사업 동력 확보 차원의 검토 단계로 생각하고 있을 뿐, 이렇다 할 구체적 움직임은 없는 실정이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3D프린팅 사업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적은 없다. LG전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 관련 컨소시엄에 참석한 적이 있을 뿐, 3D 프린팅 제품이나 부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색다른 접근이 필요한 때"

업계 관계자는 "국외 3D 프린팅 시장을 고려해 보면 과연 대기업들이 후발주자로 진출할 만한 영역인지 의문"이라며 "국내 대기업들도 3D 프린팅 기술 자체를 공정에 도입한다거나 신기술을 위해 리서치를 시작한 곳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라는 제조업 강국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장비를 만들어 판매하는 3D 프린팅 비즈니스를 하기에는 어렵다"며 "미국이나 유럽 등 기존에 시장을 선점한 업체들에 비해 핵심 기술도 뒤쳐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보다 적극적인 기업들의 참여를 주문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 김남훈 교수는 "3D 프린팅 기술은 사실상 제조업 분야에서 한번에 균형을 깰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본다"며 "장소나 규모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3D 프린팅 기술과 우리나라의 강점인 IoT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면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국내 대기업들이 3D 프린팅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색다른 접근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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